최근 논란을 빚은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경영능력 측면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인사간담회 하루 만에 임명을 강행했고, 현재 공모중인 대전복지재단 대표와 공모 진행 예정인 대전발전연구원장도 사전 내정설이 나도는 등 측근들로 채워지는 실정이다.
17일 시에 따르면 지난 5월 6·4 지방선거 출마로 사퇴한 이창기 원장의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4개월째 공백상태를 빚고 있다.
대전발전연구원은 2000년 설립돼 시의 중장기 개발전략이나 지역경제발전 등 시정전반에 관한 과제의 체계적인 조사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책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대전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설립취지와 달리 이제껏 대부분 시장의 측근인사들로 채워졌다. 일부 원장은 취임 1년도 안 돼 새로운 시장의 취임에 따라 자리를 내주고 물러난 경우도 있다.
이번 원장 역시 교수 출신의 권 시장 측근인사가 자리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대표이사 공모가 진행중인 대전복지재단도 마찬가지다. 특정 인사에 대한 사전 교감설이 확산되면서 공모절차는 요식절차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A씨는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는데 별반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며 “측근이라 하더라도 지식과 경험 등 자리에 맞는 인사가 있을 것인데 선거공신들로 채워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지방공기업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려다 준비부족으로 인사간담회로 대체한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공모 시작부터 내정설이 불거졌다.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이미 분위기가 감지됐고, 이는 결과에 그대로 드러났다. 인사간담회에서 여러 문제점이 노출됐지만 권 시장은 이튿날 서둘러 임명을 강행했다.
지방공기업이나 출연기관 등 시 산하기관은 어느 지자체이건 시장의 코드는 물론 역점 시책과 맞물려 돌아가는 부분이 많다. 측근들로 채워서는 안된다는 법이 없고, 굳이 인사청문회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도입을 통한 경영능력 검증, 정실인사 배제 등을 강조한 민선 6기인 만큼 시민들의 실망감이 적지 않다.
시청의 한 관계자는 “대전발전연구원과 대전복지재단은 정책기능이 대부분이어서 이권개입 여지가 적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지방공기업이나 몇몇 출연기관은 SOC사업 등에 따른 이권개입 문제 발생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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