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의미와 향후 과제]종교넘어 평화와 치유ㆍ공존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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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의미와 향후 과제]종교넘어 평화와 치유ㆍ공존 염원

4박5일 중 3일 충청서 머물러…당진 솔뫼 등 지역성지 관광 활성화 필요 천주교 역사교육장 조성 제안

  • 승인 2014-08-17 16:49
  • 신문게재 2014-08-18 4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아시아 국가 첫 방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교황청은 이번 교황의 방한 목적이 종교적 행사 참석에 있다고 했지만, 남북 분단국가에서의 평화 메시지를 전하고 세월호 참사에 따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교황 방한 이후 충남도와 서산ㆍ당진시 등 각 지자체가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어떤 의미 있나=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후 첫 메시지로 “한국의 평화 추구는 이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라며 평화와 치유의 말을 전했다.

또한, 영접 나온 세월호 유족들과 인사하면서 손을 맞잡고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교황 방문의 의미와 가치를 크게 세 가지로 정의한다. 첫째로 교황은 한국 천주교 선조가 순교를 통해 증명한 사랑과 평화, 공존의 정신에 대한 추념과 찬사를 보내기 위해 방문했다. 둘째로 교황은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한반도는 물론 최근 들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평화 증진에도 큰 진전을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셋째로 교황은 미래의 주인공인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눔과 정신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삶을 호소하고,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앞길을 축복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정의한다.

충청권에서는 교황의 4박5일간의 방한 일정 중 3일간 머물며 종교 행사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흥분을 금치 못한다. 교황은 방한 첫날과 마지막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정을 대전과 충남, 충북에서 보냈다. 실제로 교황은 15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당진 솔뫼성지에서 아시아 청년들과 만남을 가졌으며, 16일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찾아 장애인요양시설을 방문하고 한국 수도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특히 17일에는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 폐막 미사를 직접하기도 했다.

▲향후 과제=교황이 다녀간 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지자체의 몫이다. 교황 방문을 단순히 종교적 행사로 치부하기에는 지자체들의 행정력과 예산 투입이 너무 많았다.

교황이 다녀간 당진 솔뫼성지와 서산 해미읍성 등에는 앞으로 천주교 신자는 물론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하면 오래가지 못해 체계적 관리방안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교황 방문 이후 활용적인 측면에서 성지와 지역주민이 하나의 공동체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천주교 역사문화자원과 지역사회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한 천주교 역사문화자원을 전 세계인의 '치유 공간'과 '희망의 쉼터', '평화와 공존, 인권을 배우는 산 교육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충남도는 내포지방을 '성지 관광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내포지방의 천주교 성지를 잇는 총 88.1㎞ 길이의 '내포 천주교 순례길'을 정비해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로 조성할 계획이다.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당진시 우강면 솔뫼성지와 병인박해 때 순교한 다블뤼 주교의 삶이 깃든 당진 합덕읍 신리성지로 이어지는 13.3㎞ 길이의 버그네 순례길, 신리성지에서 내포지역 순교자들이 해미읍성으로 압송되던 예산 한티고개로 이어지는 34.4㎞, 한티고개에서 해미성지로 이어지는 9.7㎞ 등이 연결된다.

도 관계자는 “숭고한 순교 정신과 우리네 시골 정경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성지 관광상품을 개발해 내포지방을 성지관광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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