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대한 인사청문회 역시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은근슬쩍 넘어간 느낌이다. 권 시장의 선거공약에 근거한 '공기업 사장 인사청문회'였으나 이번 인사 청문회의 경우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시의회가 주관해야 할 청문회를 대전시가 주관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사장 내정자에 대한 제대로 된 문제점을 밝히는데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업무와 관련된 전문성이나 리더십,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14일 대전시도시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투명한 인사검증도 없이 은근슬쩍 권 시장의 머릿속에 예정됐던 인물을 사장 자리에 앉혔으니 말들이 무성할 수밖에 없다.
권 시장의 인사 잡음은 백춘희 정무부시장의 내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지난달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성명을 통해 '백춘희 내정자는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인사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누리당 당적을 가진 채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장 후보 선거운동을 했으니 이는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권 시장은 대전시의 첫 여성 부시장 인사에서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꼴이다.
물론 신임 시장의 인사가 모두 시장 마음대로만 되겠는가. 선거를 도와준 정당의 요구 또는 특정인의 목소리 등 모든 것이 연계돼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거를 도와준 것에 대한 보답이 곧 보은인사로 이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보은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시민들에 대한 배신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에서 얼마나 여러 차례 국민들을 실망시켰는지 익히 보아왔지 않는가. 시정을 수행하는 책임 있는 자리의 인사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되풀이되는 권 시장의 인사 오류가 훗날 자신에게 돌아오는 족쇄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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