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달 8일 경기도 단원고를 출발한 세월호 도보순례단은 십자가를 어깨에 멘 채 38일간 걸었다. 고 이승현군 아버지 이호진(56) 씨와 김웅기군 아버지 김학일(52)씨가 걷는 내내 십자가를 어깨에 지어왔으며, 종교인과 시민 등 200여명이 함께 했다. 도보순례단은 지난달 27일 진도 팽목항을 거쳐 논산을 지나 대전까지 모두 900㎞를 걸어서 순례했다.
14일 두 아버지의 도보순례 완주를 기념해 천주교 대전 유성성당에서 열린 '세월호 작은 음악회'에서 김학일 씨는 “약속되지 않은 이별이나 고통이 재현되지 않도록 우리는 아직 울음을 멈춰선 안 된다”며 “교황님을 만난 후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보고 싶다”고 전했다.
도보순례단은 세월호 희생 학생 두 아버지가 지고 온 십자가를 교황에게 전달할 계획이지만, 누가 어떻게 교황을 만나게 될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세월호 순례단에 이어, '탈핵희망 국토 보도순례단'도 지난 13일 대전에 도착해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을 향했다.
탈핵희망 국토 도보순례단은 핵발전소의 축소 염원을 담아 교수와 성직자, 시민, 시민단체가 함께 지난 6월 6일 부산에서 출발해 대구, 김천을 거쳐 24일간 걸어 대전에 도착했다. 국내 원자력발전 규모를 줄이고 탈핵을 선언하는데 교황과 뜻을 함께하기 위해서다. 대전은 전국 원자력발전소 23기에 소요되는 핵연료를 생산하고, 핵연료 생산시설 증설까지 추진되고 있으며 방사능 폐기물도 상당량 보관돼 있다. 탈핵희망 국토 도보순례단에 성원기 강원대 교수는 “핵발전소 사고는 핵발전소가 많은 국가부터 발생했는데 한국은 다섯 번째로 많다”며 “핵발전소를 줄여 탈핵을 선언할 수 있도록 시민의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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