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의 원인으로 33%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불충분한 소득'을 꼽았다. 이어 '실직이나 폐업 또는 구직 실패 등 직업의 불안정성'(24%)과 '사회에 대한 불신 팽배'(23%) 등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정부의 지원 부족'(11%)도 불안정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들은 또 생활의 걱정거리로 '일자리'를 가장 우려했다.
국민들의 힘겨운 살림살이는 지난해 가계 부채 규모가 1000조원을 돌파한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가계 부채 수준을 보여주는 통계인 가계신용은 지난 연말 현재 1021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조5393억원(6.0%) 증가했다.
게다가 젊은층의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는 등 고용률 감소현상은 갈수록 심화되는 실정이다. 일자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할 경우 젊은층은 결혼조차 쉽지 않다. 결혼 기피현상은 결국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는 등 불안요인들이 악순환되는 모양새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밝힌 바 있는 'OECD 헬스 데이터 2014'에서도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살에 의한 사망률이 지난 10년 연속 OECD 1위를 기록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에 의한 사망이 29.1명으로 OECD 평균(12.1명)에 비해 17.0명 많은 실정이다. 적지 않은 국민이 불안정한 삶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마감하는 슬픈 자화상인 것이다.
해마다 정부는 물론 각 자치단체마다 '일자리 정책'을 비롯해 각종 '복지정책'을 요란스럽게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젠 그것들의 허와 실이 어떤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를 맞춰가야 한다. 지금과 같이 국민과 정부가 엇박자만 이어갈 경우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희망은 갈수록 줄어들기 마련이다.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대한민국만 존재할 뿐이다. 정부의 할 일이 무엇인가 심각하게 고민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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