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 골목상권 상생기금 빼돌려 '꿀꺽'

대전서 1억4000만원 횡령… 3명 입건

<속보>=대전에서 신규 개점한 대형마트가 골목상권 공생을 명분으로 내놓는 상생기금이 부정하게 사용된 정황이 경찰에 의해 확인됐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13일 신규 개점 대형마트로부터 받은 발전기금 중 1억4000만원을 멋대로 사용한 대전지역 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 A(57)씨와 B(44·여), C(62)씨를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1년 말 동구 용전동에 개장한 한 대형마트는 발전기금 명목으로 2012년 1월 지역 재래시장과 슈퍼마켓협동조합에 9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당시 중소기업청의 중재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협동조합 측의 협상이 있었고, 마트가 발전기금 9억5000만원을 내놓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

경찰 수사에서 이 금액 중 7억6000만원은 슈퍼마켓협동조합이 물품을 구입하고 운영자금으로 사용됐고, 5000만원은 재래시장 상인회에 지급된 게 확인됐다. 하지만, 발전기금 중 1억4000만원은 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에게 임의로 지급돼 사용됐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 C씨는 대형마트 측과 협상 대표로 나서 발전기금 중 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월 입건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A와 B씨는 나머지 5000만원은 임의로 사용하거나 이에 동조한 혐의로 입건됐다.

대형마트나 SSM입점 과정에 지역 전통상권과 갈등이 있었고 이 과정에 발전기금이 암암리에 오간다는 의혹에 비리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임병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