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생 사이에선 수강신청권을 사고파는 '뒷거래' 등도 횡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남대와 배재대는 오는 18일부터 닷새 동안 이를 진행한다. 서버 다운을 막기 위해 학년별로 하루씩 신청기간을 정해놓았으며 5일째에는 전 학년이 모두 신청할 수 있다.
대전대도 같은 기간 수강신청이 진행된다. 수강신청 기간 이전 리포트 횟수, 팀 과제 유무, 학점을 잘 주는 강의 등 사전정보 입수는 기본이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교양과목을 제외한 전공 강의는 무난한 신청이 가능했지만 최근 복수전공이 보편화되면서 늑장을 부리다가는 전공 필수도 수강을 놓치기 십상이다. '선착순'으로 희비가 갈리는 수강신청 특성상 다른 학생보다 1초라도 빨리 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한 노력은 눈물겹다. 밤을 지새우면서까지 수강신청 당일에는 컴퓨터 앞에서 장사진을 치는 학생들이 다반사다.
신속한 서버 접속을 위해 '서버 오픈 3초전 로그인 시도', '시스템창 2~3개 띄워놓기', '학교 전산실 컴퓨터 이용하기' 등 출처가 불분명한 '팁'들도 난무하고 있다. 수강신청이 이처럼 과열되다 보니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한 각종 방안을 도입하기도 한다.
충남대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지난해 2학기 개설 강의에 대한 시험횟수, 교재종류, 팀 과제, 사이버강의 유무 등 각종 정보를 정리해 학생들의 선택을 돕고 있다. 한남대는 올해 처음 예비 수강신청제도인 '장바구니'를 도입, 학생들은 최대 12학점까지 이곳에 담아둔 뒤 본 신청 기간에 신속한 등록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수강신청과 관련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특정 강의를 선점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에서 돈을 주고 '수강신청권'을 사고파는 행위가 종종 발생한다는 후문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 금전적 합의가 이뤄지면 서로 만나 강의 취소와 등록을 동시에 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강의당 적게는 2만~3만 원에서 인기 높은 강의는 10만 원 이상을 호가하며 거래 창구는 SNS 등을 통해 은밀하게 진행된다는 것이 대학생들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학생들은 부작용 방지를 위해 교수 및 강의 수 확충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모 대학 관계자는 “수강신청권 뒷거래가 설령 있다고 해도 대학입장에서는 손을 쓸 방법이 묘연하다”며 “재정이 넉넉해 교원과 강의를 대폭 늘리면 좋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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