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3일 대전시청 세미나실에서 열려 박 내정자가 인사위원들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도중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간담회가 개최된 가운데 군 예편 15년에도 불구하고 답변 때마다 군대용어를 남발해 눈총이 쏟아졌다.
더욱이 청문위원들은 박 내정자에 대해 군 공병 장교출신으로 건설 등 나름의 전문성은 인정하면서도 경영능력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의문점을 던졌다.
대전도시공사 내부에서도 “인사간담회를 보니 공사가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 하다”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13일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는 박 내정자에 대한 인사간담회가 2시간여 동안 개최된 가운데 열기가 후끈했다.
민선 6기 권선택 시장의 공약사항으로 지방공기업 사장을 임명하기 위한 사상 첫 인사청문회 성격의 간담회였기 때문이다.
인사간담회에 앞서 모두 발언에 나선 박 내정자는 “이제껏 살아온 삶과 경영철학을 자세히 검토해 대전도시공사의 정책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며 “군 근무 경험과 민간기업 지식을 살려 최고경영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어진 청문위원들의 질의에서는 박 내정자가 답변 때마다 군대를 결부시킨 경영철학 및 업무방침과 정제되지 않은 용어 선택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 내정자는 “북괴의 스커드 미사일을 방어할 정도의 튼튼하고 고품질 아파트를 건설하되 가격은 낮출 수 있도록 하겠다. 대전도시공사 직원들의 정신교육 강화와 군대처럼 상황근무실을 운영하겠다. '오 월드'를 잘못 발음하면 '워 월드(War Worldㆍ세계전쟁)로 된다” 등 인사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 조차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청문위원들은 박 내정자가 26년에 걸친 군 공병 장교 출신으로 리더십과 의지, 전문성은 인정하면서도 대전도시공사 수장으로서 공익성을 우선시하는 막대한 개발사업을 이끌 경영능력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남긴 것이다.
A 청문위원은 “박 내정자는 군 경험과 현실에서의 지방공기업 경영에 대해 이론적인 차이점은 알고 있는 듯 하지만 실제 취임 후 이를 구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인사간담회인 만큼 자료를 통한 공부는 하고 왔겠지만 예상 밖의 돌발질문이 쏟아지면 앞뒤가 맞지 않는 답변이 허다했다”고 전했다.
또 “26년간 군 장교로 생활했어도 예편한지 1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군대식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듯 하다”며 “지방공기업 수장의 자질은 물론 노조가 3개인 대전도시공사 직원들과도 불협화음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 내정자는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고위임원 자녀의 특혜 채용 논란에 대해 “노사간 상호신뢰 부족이 원인으로 보이며 취임 후 시시비비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으며, 권 시장의 보은인사 여부에 대해서는 “이제껏 일면식도 없고, 더욱이 선거운동은 일체 한 적이 없다”고 세간의 풍문을 부인했다.
한편 이날 인사간담회는 김경훈 시의원이 위원장을 맡았고, 심현영, 김종천(이상 시의원), 김태명(한남대 부동산학과 교수), 안기돈(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유병선(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금홍섭(혁신자치포럼위원장) 청문위원이 참석했으며 '박 내정자가 부족한 부분은 보이지만 경영능력을 배양하고 당면문제나 비전 등을 정해 나갈 수 있는 사장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 및 주문형태의 청문경과보고서를 시에 제출했다.
권 시장은 청문경과보고서를 토대로 임명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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