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히든 챔피언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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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히든 챔피언을 기다리며

강기찬 대전ㆍ충남지방병무청 고객지원과장

  • 승인 2014-08-13 14:13
  • 신문게재 2014-08-14 16면
  • 강기찬 대전ㆍ충남지방병무청 고객지원과장강기찬 대전ㆍ충남지방병무청 고객지원과장
▲강기찬 대전ㆍ충남지방병무청 고객지원과장
▲강기찬 대전ㆍ충남지방병무청 고객지원과장
최근 들어 방송이나 신문을 보면 '히든 챔피언'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은 기업이지만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3위를 달리거나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대기업 못지않게 그 나라 경제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을 뜻하는 '히든 챔피언'은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이 자신의 저서Hidden Champion에서 제시한 용어다.

본래 경제 분야에서 국가 성장에 기여하는 강소기업을 뜻하는 개념이긴 하지만, 나는 이 '히든 챔피언'이라는 용어를 듣자마자 특정 '기업'이 아닌 특정한 '사람'들이 떠올랐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나라가 어려울 때 자신을 희생하여 나라를 지키고 지금의 발전된 모습을 있게 한 대한민국의 히든 챔피언들. 바로 참전용사들이야 말로 한국형 히든 챔피언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는 6ㆍ25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 참전하신 분들을 참전유공자로 등록ㆍ관리하고 있으며, 유공자에 걸맞은 예우 및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이분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다.

최근 국가보훈처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6ㆍ25 참전자 16만여 명을 포함하여 약 37만여 명의 참전유공자가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나라를 위해 희생한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참전유공자로 등록되어 있어야 하는데 아직 많은 분들이 참전유공자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가보훈처에 참전유공자 등록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6ㆍ25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쟁 참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비군인 신분으로 참전한 경우 등 일부 예외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참전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 내용은 대부분 병무청에서 발급해 주는 병적증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즉 군에 정예자원을 충원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명예롭게 병역을 마친 사람의 병적기록을 증명해 주는 업무도 병무청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것이다.

병적증명서 발급은 지방병무청을 방문하거나 가까운 읍ㆍ면ㆍ동 주민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지방병무청에서는 병적증명서 신청이 접수될 경우 발급대상자의 성명, 생년월일, 군번을 통해 병적을 조회한 후 일치하는 기록을 찾아 병적증명서를 발급한다.

발급 과정에서 만약 병무청에서 보유하고 있는 병적기록이 불확실할 경우 각 군 본부로 병적기록 확인을 요청하여 참전용사의 병적이 왜곡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을 거친 뒤 발급하고 있다. 따라서 병무청은 참전용사의 참전사실을 증명해 주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국가유공자 등록 절차가 언론을 통해 널리 홍보됨에 따라 6ㆍ25 참전용사들의 병적증명서 신청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병무청 민원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가슴에 훈장을 달고 머리엔 참전용사 모자를 쓴 어르신들을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나볼 수 있다. 지갑에서 전역증이나 명예제대증서를 꺼내 증서에 적힌 기록들을 신청서에 써내려가는 모습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 한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 명예롭게 병역이행을 실천하신 선배님들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또 그분들이 누려야 할 각종 지원과 혜택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도록 병무청은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아직도 커튼 뒤에 가려져 있는 많은 '히든 챔피언'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그 빛나는 명예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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