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가 쉽지 않은 병을 앓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도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 위즈온 협동조합(대표 오영진)은 대표를 포함해 모두 11명이 모인 지역의 IT 기업이다.
위즈온을 방문하면서 눈에 띈 것은 의자가 아닌, 컴퓨터 앞에서 전동 휠체어에 앉아 코딩(프로그램 작업)을 하는 직원들이었다. 장애의 불편은 있지만 저마다 맡은 프로그램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사회적기업 위즈온 협동조합은 지난 6월 대전시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운영됐던 위즈온은 꿈만 앞선 IT 기업이 아닌, 다양한 고객을 확보한 향토 IT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한밭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오 대표는 2012년 3월께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창업자금을 받아 6개월가량 준비끝에 주변 지인들과 위즈온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 사회적기업 위즈온 협동조합은 직원의 절반이 장애인으로 구성된 지역의 청년 IT기업이다. |
창업전 오 대표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일반 기업에 취업하기는 여러모로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오 대표부터가 근이영양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어 장애인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기 때문이다.
일단 면접을 보기 위해 찾아가더라도 일부 업체는 장애인이 도저히 혼자서 건물에 오를 수 없는 구조로 건설돼 아예 취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다 보니 비장애인을 선호할 뿐이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오 대표는 전공을 살려 장애인이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창업하게 됐다.
현재 장애인 직원 비율이 절반가량인 위즈온은 일반 IT 기업과 비교해 어느 한 곳도 뒤처지지 않는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비롯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줄 뿐 아니라 회계장부를 디지털 시스템으로 전환해 관리해주는 게 위즈온의 대표적인 업무다. 또 장애인의 인터넷 사용을 손쉽게 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추진하고 법령이 개정된 웹 접근성 사업까지 두루 추진하고 있다.
지역에서 무려 100여곳의 기관 및 단체가 위즈온의 IT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다. 위즈온은 지난달 1일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등 사회적인 공헌을 인정받아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직원들은 대부분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으로 대부분 젊은 계층이다. 그렇다보니 수익만을 좇기보다는 공익적인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위즈온은 책장공유 플랫폼인 열린 책장과 함께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영상 도서를 제작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디지털 도서관 구축사업에 기술력을 무상 지원하고 있다.
또 지역의 장애인 관련 단체 등과의 소통을 통해 장애인이 편리한 삶을 살 수 있도록 IT 환경을 바꾸고 지원하는 데 여념이 없다.
오영진 위즈온 협동조합 대표는 “누구보다도 장애인에 대해 잘 알고 함께 느끼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며 “마음으로 느끼고 기술로 삶을 바꿔주기 위해 전직원이 기쁜 마음으로 위즈온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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