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의] 공기업, 국민이 주인입니다

[홍인의] 공기업, 국민이 주인입니다

대전까지 기차통학, 고교시절부터 경영 관심, 지방대 출신 약점, 성실함으로 극복 공직퇴직 연장수단 '낙하산' 비난 이유있지만, 공무원 출신 '전문성' 긍정적 측면도

  • 승인 2014-08-11 21:44
  • 신문게재 2014-08-13 9면
  • 대담=이승규 행정자치부장(부국장) 정리=이영록 기자대담=이승규 행정자치부장(부국장) 정리=이영록 기자
●[중도초대석] 홍인의 대전도시공사 사장

14일 퇴임하는 홍인의(65)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40년간 공기업에서만 근무한 개발사업 등 경영 전문가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당시 대한주택공사에 입사한 이후 부사장까지 역임하고 충남개발공사 초대 사장, 대전도시공사 제7대 사장을 지냈다. 2010년 8월 대전도시공사 사장에 취임한 이후 4년간 중앙정부 경영평가에서 3차례나 최우수 등급에 선정되고, 첫 연임 기록을 세우는 등 그에게는 항상 '최초'와 '기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일선에서 물러나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홍 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공기업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지방대 나온 충북 현도 '촌놈', 주택공사 부사장에 오르다= 충북 현도가 고향인 홍 사장은 부모님의 지원과 헌신 덕분에 중학교 때부터 대학졸업까지 대전으로 통학했다.

당시에는 시내버스가 드물어 통근열차인 기차통학을 했다. 홍 사장이 초등학교(현도초)를 졸업할 때만 하더라도 중학교에 진학하는 동창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한국전쟁 이후 먹고 살기 어려워 집이 부유하거나 특별히 공부를 잘 하지 않으면 중학교 진학이 쉽지 않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대전서중 1회 졸업생인 홍 사장은 고교 진학때 신탄진으로 이사했다.

대전상고를 다니면서 경영에 관심을 갖고, 충남대 경영학과를 진학한 뒤 졸업과 동시에 대한주택공사에 입사했다. 여러 사업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성실함으로 승승장구했다. 경영관리 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친 뒤 지방대 출신이라는 약점 아닌 약점을 성과로서 극복하고 부사장에 올랐다.

홍 사장은 “부모님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중학교부터 대전으로 통근열차를 타고 통학했는데 당시에는 대전 인근에서 대전의 직장과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을 위해 통근열차가 있었다”며 “대학때 버스비를 아끼기 위해 대전역에서 내려 문화동에 있는 충남대까지 걸어다니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주택공사에 입사한 이후 지방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성실하게 생활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 매사에 노력하는 생활을 했다”며 “그런 점들이 다른 사람이나 회사에서 좋은 이미지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도안신도시, 학하지구 도시개발사업 준공 등 대전의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 완성=홍 사장은 도안신도시와 학하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임기중에 준공했다.

그동안 대전은 둔산과 노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국가공기업인 토지공사 주도로 추진됐지만 도안신도시와 학하지구는 대전의 지방공기업인 도시공사가 지역 여건을 충실히 반영해 자체적으로 추진한 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여건이 녹록지 않았지만 축적된 경험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2011년 당시 대부분 민간 건설회사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분양성공을 장담하지 못해 시장동향을 주시하는 상황에서 하반기에 도안 5블록 분양을 결정, 분위기 반전을 유도했다.

민간건설회사들도 앞다퉈 대거 분양에 가세하면서 주거단지로서의 도안신도시를 조기 정착시키는 성과를 일궈냈다.

홍 사장은 “일각에서 보면 모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분위기를 분석해 모험이 아닌 적절한 타이밍이었던 것 같다”며 “지방공기업으로서 지역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했다”고 기억했다.

홍 사장은 대전도시공사의 숙원이었던 사옥 마련 당시에도 중심에 있었다. 물론 전임 경영자들 때부터 기금을 마련, 홍 사장때 사옥을 이전한 것이지만 그래도 실행에 옮긴 주인공인 것이다. 홍 사장은 “사옥을 마련해 입주한 2012년은 마침 대전도시공사가 20년 되는 해였다”며 “향후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 침체된 원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한 상징적 의미를 찾기 위해 원도심으로 사옥을 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도시공사 사장 첫 연임, 경영평가 잇따라 최우수 등급=2010년 8월 제7대 대전도시공사 사장에 취임한 홍 사장은 2013년 8월 첫 연임 기록을 세웠다.

수많은 성과와 업적을 달성하면서 첫 연임을 기록한 수장으로 남았다. 대전도시공사는 홍 사장이 부임한 2010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안전행정부가 실시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3차례나 최우수 등급을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홍 사장은 “재임기간 중앙정부 경영평가 3차례 최우수 성과는 전임 경영자들이 남긴 업적과 모든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더해져 얻은 결과”라며 “대전도시공사 최초로 연임된 사장이라는 기록도 남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는 홍 사장의 의지에서 그대로 엿 볼 수 있다.

홍 사장은 2010년 8월17일 취임 첫날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신규사업 발굴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지역을 발전시키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당시 30년 이상 국가공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향을 위해 봉사하되 발자취가 남을 만한 사업추진 계획을 통한 실행에 옮긴 것이다.

▲도안 호수공원 조성사업 등 괄목할만한 성과=홍 사장은 도안 호수공원사업을 주요 업적중 하나로 자신감 있게 얘기한다. 당시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으로 친수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 친수구역 지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수구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야 하는데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통과를 낙관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홍 사장은 완벽한 계획수립으로 난관을 극복했다.

물론 대한주택공사 재직시 쌓은 인맥과 철저한 계획을 갖고 설득에 나서 친수구역 지정에 성공했다.

홍 사장은 “개발제한구역이어서 이를 해제하는 절차가 쉽지 않았지만 직원들의 노력과 더불어 대전시와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 성과로 이어졌다”며 “이상적인 주거단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 사장은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은 다소 매끄럽지 못한 업무처리로 법적소송이 진행중이지만 유성의 발전, 대전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또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공기업, 변화하는 외부환경 파악하고 투철한 주인의식 필수=홍 사장은 최근 '방만경영' 논란을 빚는 공기업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40년간 공기업에 근무한 만큼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가감 없는 애정과 비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사장은 “공기업은 국가나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기는 비효율적이고 그렇다고 민간에 맡기면 공익성이 손상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 토지, 주택 등의 분야에서 많은 사회발전에 이바지를 했지만 최근 사업분야에서 공공과 민간의 영역 구분이 파괴되면서 민간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공기업은 국가건 지방이건 간에 민간기업 못지않은 자기혁신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경영환경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국민의 눈높이는 높아지는데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변화하는 외부환경을 읽지 못해 '공기업의 정상화'란 말이 생길 정도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며 “공기업은 국가나 지자체, 즉 국민이 주인이고, 직원들은 공기업 경영에 대한 책임과 권리를 위탁받은 것인 만큼 보다 투철한 주인의식을 갖고 일해야 방만경영이라는 유혹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피아' 논란, 부정과 긍정적 측면 상존=홍 사장은 세월호 참사로 집중 질타를 받는 '관피아' 논란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공직 퇴직에 이어 또 다시 연장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부정적 측면도 있지만 경험에 따른 전문성 등 긍정적 측면도 적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낙하산으로 비유되는 관피아에 대해 절대 찬성하는 견해는 아니지만 공무원 출신들의 뛰어난 업무능력을 활용하는 것이 사회적비용 차원에서도 능률적일 수 있고 일률적 잣대로 공무원 출신을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홍 사장은 “공무원의 경우 업무 측면에서 보면 경험상 관련규정이나 법규를 많이 알고 있어 업무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며 “관피아에 대해 무조건적 찬성은 아니지만 긍정적 측면도 봐야 한다”고 소신을 내비쳤다.

▲40년 직장생활 마무리, 이제는 건강에 도전=홍 사장은 1975년 1월 주택공사에 입사한 이후 제대로 쉰 적이 별로 없다. 젊음을 바쳐 일한 대가로 주택공사 부사장까지 역임한 뒤 충남개발공사 초대 사장 3년, 제7대 대전도시공사 사장 4년 등 40년을 한결같이 앞만 보고 전진해 왔다. 일에 몰두하다 보니 심적으로 건강을 챙길 여유를 갖지 못했다.

그나마 충남개발공사 사장과 대전도시공사 사장을 역임하는 7년 동안 주말부부로 지내다 보니 부인과 새로운 감정이 생겼다는 홍 사장. 그는 “나이들어 주중에 솔로생활을 하다 보니 나름 괜찮은 면도 있고, 부인에게 새로운 늦정이 붙은 것 같다”며 “와이프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새삼 깨달았다”고 애틋함을 전했다. 또 “이제는 편안하게 친구나 선후배들을 만나면서 앞으로의 건강한 삶을 위해 신경을 쓸 것”이라며 “이제껏 취미가 없었지만 와이프와 함께할 수 있는 취미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담=이승규 행정자치부장(부국장) 정리=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홍인의 사장은…

홍인의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대덕구 신탄진 출신으로 대전상고를 나와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충남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1975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당시 대한주택공사에 입사했으며 1995년 경영관리실장, 1998년 기획조정실장, 2000년 사업이사, 총무이사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업무능력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2003년 7월부터 3년간 부사장을 역임했다. 2006년 12월 충남개발공사 사장에 취임해 3년간 다양한 사업 추진으로 성과를 일궈냈으며 2010년 8월부터 4년간(연임 1년 포함) 제7대 대전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도안신도시 완공, 학하지구 도시개발사업 준공, 중앙정부 경영평가 2차례 최우수 등 각종 성과를 이끌어 냈다. 1995년에는 재정경제부장관 표창, 2001년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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