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 6월 '안전하고 교육적인 수학여행 시행 방안'에서 150명 이상 수학여행 시 안전교육을 12시간 이상 이수한 안전요원을 배치하도록 한 바 있다. 이와 함께 5개 학급 150명 이상이 떠나는 수학여행의 경우 학부모의 동의는 물론 안전요원 확보 등을 통한 안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을 유도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 300개 학교 가운데 99개 학교가 봄철에 다녀온 상태다. 나머지 201개교 가운데 96개 학교가 아예 수학여행을 포기한 상태다. 2개 학교 가운데 1개 학교가 수학여행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다. 수학여행을 계획 중인 학교 가운데 43개 학교만이 150명 이상의 대규모로 갈 방침이고 62개 학교는 소규모로 다녀올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수학여행을 일시 중단했던 교육부가 수학여행을 재개하면서 안전대책을 빌미삼아 학생들의 수학여행에 족쇄를 채우는 듯한 실정이다. 교육부의 '안전하고 교육적인 수학여행 시행 방안'이 학생들의 수학여행에 대한 일종의 규제나 다름없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의 추억을 경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양산될는지도 모른다. 사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부조리한 적폐가 쌓여 발생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사뭇 엉뚱하다. 안전요원 확보와 이를 어길 경우 아예 수학여행을 즐길 수 없도록 만든 교육부의 방침에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이유인 것이다.
사회가 갖춰야 될 안전시스템을 학교측이 갖추도록 한 것이다. 게다가 12시간의 안전교육을 수료한 안전요원의 경우 위급 상황 시 얼마나 이에 대한 대처를 잘 수행해낼 수 있을까 하는 실효성 역시 의문스런 일이다. 학교와 여행사의 입장에서 보면 안전요원의 의무화로 수학여행 경비만 부풀릴 뿐 아니라 여행업체도 안전요원을 확보해야 하는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교육부의 수학여행 시행 방안이 과연 적절한지 다시 한 번 재 검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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