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앞두고 있지만, 현재 세월호 사고가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교육부가 내놓은 개선방안도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재개 방침에도 불구하고 소규모·체험형 프로그램 중심 상품 구성과 안전요원 확보 등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학여행을 포기하는 학교들도 적지 않다.
1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300개교 가운데 2학기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학교는 대규모(150명이상) 43곳, 소규모 62곳 등 105개교로 집계됐다. 반면,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다'는 학교는 96개교에 이른다. 이미 다녀온 99개교를 빼면 절반 가까이가 수학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전교육청은 교육부의 '안전하고 교육적인 수학여행 시행방안'을 토대로 일선학교에 수학여행 시행지침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교육부가 지난 6월 관계부처와 협력해 발표한 '안전하고 교육적인 수학여행 시행 방안'에는 150명 이상 수학여행 시 안전요원 배치, 교육청 내 수학여행 지원단 설치 등 안전관리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안전요원의 경우 응급구조사, 청년지도사, 경찰·소방 경력자, 교원자격증 소지자 중 대한적십자사의 안전교육을 12시간 이상 이수한 사람을 우선 활용하도록 했다.
특히 대규모 수학여행(5학급 150명 이상)에 대해선 학생·학부모 동의, 안전요원 확보, 안전 대책 및 교육적 효과 점검 등 안전기준을 강화하면서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주 개학을 앞두고 있는 일부 학교들은 계획이 있다고 해도 교육부가 권장하는 '소규모 테마여행'을 실시하기는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150명 이상 대규모로 수학여행을 갈 땐 반드시 안전사고 대처 능력을 갖춘 '안전 요원'을 50명당 1명 동반하라고 했지만, 14시간 교육을 받은 이들의 전문성에도 사고발생 위험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안전에 대한 책임과 행정업무를 교사에게 떠넘기는 대책으로는 진짜 '체험학습'을 위해 밖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A고교 교장은 “학생 수 100명을 인솔하다보면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단기간 교육을 받은 사람도 없는 것 보다 낫겠지만, 사회 안전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수학여행에 앞서 사전 점검을 철저히 하고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을 권장하고 있다”며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지역 학교 상황에 맞게 적용해 다음 주 초 일선학교에 세부지침을 내려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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