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곡선]위기의 지역대 리더는 있는가

  • 오피니언
  • 청풍명월

[직선곡선]위기의 지역대 리더는 있는가

강제일 교육체육부 차장

  • 승인 2014-08-11 14:22
  • 신문게재 2014-08-12 17면
  • 강제일ㆍ교육체육부 차장강제일ㆍ교육체육부 차장
영화 '명량'에 한국 사회가 열광하고 있다. 이 영화의 인기는 비단 작품성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영화의 주인공인 '성웅' 이순신에 대한 국민의 열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야 옳다. '330대 12', 전선의 절대 열세 속에서도 세계 해전 역사에 전무후무한 대승을 이끌어낸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이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부하들은 뒤에 두고 '대장선'에 올라타 최일선에서 왜적에 맞선 '희생', 탈영병을 참수해 엄격한 군율을 세운 '원칙' 등이 이순신 리더십을 보여준 장면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출정 직전 주둔지를 불태우며 병사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고 거센 물살이 이는 '울들목'을 전략적으로 이용한 '덕장'과 '지장'의 면모에 국민은 감탄을 연발했다. 국민은 영화 '명량'에서 리더의 중요성을 직접 확인한 셈이다. 바람 앞의 촛불이나 다름없는 처지인 각 지역 대학에도 이순신과 같은 리더가 절실히 필요할 때다.

대학에서의 리더 역할은 총장이 맡아야 한다. 이달 말 하위 15%로 평가된 '부실 대학' 꼬리표를 달고 정부 지원이 제한된다. 내년부터는 입학정원을 줄여야 하는 강력한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다.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학 내부의 진통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내년 문제를 걱정하기에 앞서 지역 대학은 현재 상황도 매우 어수선하다. 일부 대학에선 국책사업 실패의 책임을 들어 주요 보직 교수가 잇따라 교체되고 있다. 총장 선거에서 추천한 후보 교수 2명이 교육부로부터 임명동의를 받지 못해 총장 선거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간 대학도 있다. 교수간 알력다툼으로 대학병원에서 진료 차질이 발생한 곳도 있다.

외부 환경은 물론 대학 내부의 난제도 산적해 있는 셈이다. 이처럼 대내ㆍ외적으로 어수선한 환경에서 총장이 과연 어떠한 리더십을 보이느냐가 해당 대학 운명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가 싶다. 총장이 대학 구성원끼리 소통을 통해 미래비전을 뚝심 있게 추진한다면 해당 대학은 이번 파고를 충분히 넘을 자격이 있다. 반대로 총장이 이런저런 민원에 휘둘리며 중심을 잡지 못한다면 퇴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후한서(後漢書) 두융전편(竇融傳篇)에는 거족경중(擧足輕重)이란 말이 나온다. 다리 하나를 들어 어느 쪽에 두는가에 따라 무게 중심이 이동, 세력의 우열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 말은 리더의 중요성을 새삼 가슴에 새기게 한다. '울돌목' 보다 거센 회오리에 던져진 지역 대학에선 과연 이순신과 같은 리더가 나올 수 있을까.

강제일ㆍ교육체육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