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살동호회 클라우스 회원들이 수요일 정기연습을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남선공원 풋살 경기장은 해가 진 저녁에 더욱 활기가 넘친다. 대형 조명탑이 비추는 경기장에는 이열치열로 더위를 쫓는 젊은이들이 공 하나를 두고 아기자기한 쟁탈전을 벌인다. 단체경기 특성상 대부분의 동호회들은 직장이나 지역 학교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에 비해 클라우스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변 지인들을 알음알음 영입하면서 만들어 졌다.
축구를 좋아한다는 사실 말고는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들과 한 팀을 꾸리다 보니 다소 어색한 분위기에서의 몇 게임이 이어졌다. 동네 조기축구 경기에서 흔하게 나오는 실수나 폭소를 연발하는 헛발질이 나와도 서로 눈치만 볼 뿐 이었다. 다행히도 그런 어색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같이 땀을 흘리고 몸을 부딪치다 보니 어느새 거리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클라우스의 창단맴버인 김민승(30)씨는 “남자들이 친해지는데 있어 운동이상으로 좋은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며 “운동 후 회식으로 몸과 마음을 소통하다 보면 어느새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학 동기의 소개로 팀에 들어온 정한빛(27)씨는 팀의 에이스로 통한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해왔기 때문에 팀 내에서도 실력이 월등하다는 것이 회원들의 설명이다. 정 씨는 “형들에 비해 체력이 좋기 때문에 많이 뛰는 것 뿐”이라며 “다른 축구 모임에도 나가지만 유독 이 모임에 정이 많이 끌린다”고 말했다.
한참 체력이 좋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팀이다 보니 다른 필드에서 뛰는 팀들에 비해 활력이 넘쳐 보였다. 가장 최고령 회원이라고 해야 30대 중반에 아직 성인이 아닌 학생도 팀에 일원으로 뛰고 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인 김건우(16)군은 막내이긴 하지만 축구실력은 10살 위의 형들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게임 중 공이 바깥으로 나가면 가장 먼저 뛰어나가는 등 막내다운 솔선수범으로 팀원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김 군은 “동갑내기 친구들은 대부분 학원에 가거나 게임에 빠져있는 시간에 축구로 체력을 다지는 것이 더욱 보람 있게 느껴진다”며 “시간이 허락하는 한 계속 형들과 어울리고 싶다”고 말했다.
클라우스 김천교(29)회장은 “나 자신은 물론이고 팀원들 모두 이 자리를 힐링의 공간으로 여기고 있다”며 “지금처럼 가족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팀이 2년째에 접어든 만큼 내년부터는 다른 팀들과의 교류를 확대해 지역 생활체육에도 이름을 알리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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