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은행들의 충청권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세종시를 선점하기 위한 지역은행들과 시중은행들 간의 경쟁도 본격 진행되는 등 충청권이 시중 은행들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10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올해 말 대전시 점포 개점을 목표로 부지확보에 나섰다. 최근 광주시에 첫 점포를 여는 등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부산은행은 연간 최대 5000명의 부산시민이 대전으로 이동하는 것을 파악하고 대전 개점을 준비 중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11월이나 12월경 개점을 목표로 둔산동에 점포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며 “대전이나 충남에서 거래하는 출향인과 출향 기업에 대한 편의 목적으로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방은행인 대구은행도 내년도 세종시 영업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장기 침체된 상황이고, 회사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당장 세종시 진출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타 지방은행들이 수도권과 중부권 등 전국으로 확대하는 추세인 만큼 장기적으로 생각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일찌감치 대전에 진출한 전북은행은 최근 세종시 첫마을에 이어 서구 가수원에 지점을 내는 등 중부지역본부 산하에 8개 지점을 두고 인지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총 자산 4조원 규모의 거대 저축은행 계열인 SBI3저축은행이 얼마 전 대전으로 본점을 옮기고 영업에 들어간 상태다.
세종시를 선점하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경쟁도 본격 점화되고 있다. 하나은행이 내년도 세종시 신규 영업점 개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내년에 세종시 영업점을 각각 1~2개씩 늘릴 계획이다.
대전진출을 예고한 부산은행 역시 대전을 교두보로 세종시 진출도 계획중이다.
이렇게 지방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이 대전·세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지역 기반의 성장에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하나은행이 대전과 충청권에서 지방은행을 자처하고 있지만 지역에 이렇다 할 지방 은행이 없는데다 세종시건설로 새로운 금융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로 풀이된다.
지역 금융계 한 관계자는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번번히 무산되며 타 지역 지방은행들이 충청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같다”며 “세종시 건설로 개발호재가 계속될 전망인데다 충청권이 전국적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어 시중은행들의 충청권 진출이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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