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은 지난 3월 3일부터 사망한 4월 6일까지 날마다 폭행과 욕설, 인격모독과 가혹행위로 시달려왔다. 마대자루가 부러지도록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폭행으로 인해 윤 일병이 다리를 절룩거리면 이를 빌미로 다시 잔혹하게 폭행을 가했다.
4명의 병사들이 한 달이 넘도록 날마다 잔인하게 폭력을 휘둘러 윤 일병을 숨지게 한 것이다. 인간성을 상실한, 이 같은 잔혹성은 20~30년 전의 군부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행태다. 오늘날 군문화에 내재된 잔혹성의 일면을 이번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얼차려 종류는 다양했다. 그러나 그것은 대다수 집단적 얼차려였지 한명의 후임병에게 집단적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가해지는 폭력이나 얼차려는 아니었다. 윤 일병 사망 사건에서 드러나듯 잔인한 군 문화는 없었던 것이다.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이 오늘날 이 부대만의 특수성을 지닌 것은 분명 아니다. 때문에 향후 또 어떤 부대에서, 어떤 행태로 이 같은 사망 사건이 발생할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같은 개연성에 대해 국민들은 적지 않은 걱정이 앞설 뿐 아니라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은 요즈음 자식 걱정으로 잠을 못 이루는 실정이다.
지난 8일 대한민국의 대다수 군부대에서는 이례적으로 인권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각 부대에서는 병사들에 대한 '근무시간 보장을 비롯해 휴식 보장, 진료권 보장'을 비롯해 '가혹행위나 구타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음을 교육했다. 병사들에 대한 이 같은 권리가 형식적인 권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인권 교육의 정례화를 강조하고자 한다. 한 달에 적어도 두 차례 이상 인권 교육의 실천을 통해 병사들의 권리가 보호받는지 지휘관들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갈수록 잔인하고 잔혹해져가는 군문화를 되돌리기 위해 인권교육의 실천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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