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주목할 부분은 정주 불만족 응답이 줄어든 경향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이는 초창기 '허허벌판' 지적을 면하고 도시 모습을 띠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정주 여건이 안착돼 가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싶다. 물론 아직 평생 일터로서의 안정감 있는 환경은 부족한 수준이다. 삶의 질과 대중교통은 수도권과 비교할 단계가 아니다.
문화와 의료 등 대규모 생활인프라 구축, 무엇보다 자녀교육과 관련해서는 수도권에 비교하면 성에 찰 만한 수준이 못 된다. 우수한 교육여건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이번 조사에서 그대로 읽히고 있다. 의미 있는 상승률에도 교육 불만족 응답률은 45%였다. 현재진행형인 출퇴근 전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거주 만족도를 높이려면 결국 제반 여건을 갖추는 것밖에는 없다. 하루 왕복 4시간 넘게 수도권에서 통근하거나 '기러기 가족'을 감수하면서까지 홀로 이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공 부문이든 민간 부문이든 세종시 순수 정착률 향상은 거주 선호도를 높이는 방법이 최선이다. 완만한 개선을 통한 거주율 부진 해소에는 한계가 드러났다.
지금처럼 근무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돼도 비교 기준은 한동안 서울청사나 과천청사가 될 것이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다양한 상점 입점을 유도하는 등의 세부적인 노력이 강화돼야 할 것 같다. 그 정도의 도시를 형성할 때까지 지원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근무처가 세종이면서 근무는 서울에서 하는 업무 형태부터 시정돼야 할 것이다.
전수조사 결과를 압축하면 세종시 거주 만족도는 자족성 확보라는 명제와 다시 만나게 된다. 실제 그렇게 될 때 수도권을 떠나 세종권에 정착하겠다는 응답자가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기업 유치 기반 조성, 인프라 확충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앞서야 한다. 공무원 정주율과 도시 자족기능 향상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세종시 이전 기피를 하는 이유부터 다시 챙겨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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