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어린 재첩을 인공 방류시켜 자란 것이긴 하지만 사라진 재첩을 30여년만에 보게 됐다. 그것만으로 자연 생성 못지않은 의미가 있다. 울산에서 태화강 재첩이 40년만에 다시 살아난 것과도 비견될 수 있다. 세종시의 경우,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하는 로컬푸드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다기능 농업이나 친환경 로컬푸드 브랜드로 전망하기에는 좀 설익은 느낌이 든다. 사실 지금은 서식 가능성을 확인한 시범 단계일 뿐이다. 일정 서식량으로 증가할 시점까지는 재첩 채취를 금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경남 하동에서는 경찰 순찰체계까지 구축해 불법 어업을 엄격히 제한한다. 얼마 되지 않은 재첩을 보호해야 이식사업이 정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친환경 생태도시를 표방하는 세종시에 자원 하나가 추가되는 셈이다. 재첩과 같은 토종 어자원 확보는 생물군집의 다양성에도 일조하게 된다. 자치단체들은 또 경제적인 이유에서 내수면 자원에 주목하고 있다. 달천 등을 대상으로 붕어, 동자개, 참다슬기 등 내수면 생태목장 사업을 벌이는 충북 괴산이 좋은 예다.
동진뜰 재첩도 그럴 수 있다. 전북 무주의 오리ㆍ우렁이 농업이나 청주의 미꾸라지ㆍ참게 농업을 모델로 삼으면 친환경 쌀과 원예특작물 등 로컬푸드와 접목 가능성이 생긴다. 1급수에 서식하는 재첩의 특성을 부각하면 친환경 농업, 유기농업 단지를 겨냥하고, '도시농업의 메카' 계획에 있어서도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얼마 안 되는 재첩이 바로 생태하천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순서상 재첩 이식 효과를 보려면 지속적으로 방류해 자원량이 증대된 다음의 일일 것이다. 섬진강 재첩처럼 지역 명물로 부각하는 데는 안정적 생산 기반이 조성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끝으로 동진뜰 이외의 하천에도 이식 사업을 통해 재첩 서식지 확대를 시도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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