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나누며 그림같은 삶… 배려로 커지는 행복파이

재능 나누며 그림같은 삶… 배려로 커지는 행복파이

日ㆍ中 언어 무료강의, 1만명에게 일본어 눈 달아주기 15년 대전서 자라 학창시절 우수한 아이… 해태에서 20여년 근무 '주경야독'

  • 승인 2014-08-07 18:31
  • 신문게재 2014-08-08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피플]행복바이러스 전파하는 '아름다운 인생' 정재홍 구봉신협 이사장

▲일본어 재능기부 15년, 이제는 중국어 재능기부까지 하는 아름다운 실버=정재홍 구봉신협 이사장이 1만명에게 일본어 눈을 달아주는 것을 목표로 일본어 강좌를 열어 재능을 기부해온지 어언 15년.

스승의 재능 기부에 감동 받은 제자들 100명이 모여 지난 6월, 고희를 맞은 정 이사장 부부를 초청, 정성어린 기념품 전달과 함께 감동의 사은회를 열어 정 이사장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스승도, 제자도 즐겁고 행복했다. 아름다운 실버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정재홍 이사장을 만나 지난 시절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나온 삶=유년기를 관저동 느리울에서 보낸 정재홍 이사장은 가수원초, 대전중학교를 다니면서 성적은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집안형편상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대전공고 전기과에 진학했다. 고3이 되니 어떻게 해서든 대학은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충남대 농대에 입학했고 수석졸업과 동시에 ROTC 수석임관의 영예를 얻어, 총장상과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정 이사장은 군 제대 후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삼립식품에 입사해 제빵연구를 하다가 1년후 해태음료로 옮겼다.

'써니텐'등 과즙음료를 개발했고, 해태유업으로 옮겨 유제품을 개발했다. 틈틈이 주경야독하며 박사 과정도 수료했다. 해태유업 기술연구소장직을 끝으로 해태와의 인연을 마감하게 된 정 이사장은 그후 중앙전자 대표이사와 중앙정보처리학원 원장을 거쳐 98년, 54세로 전반기 인생을 마감하고, 캐나다 밴쿠버로 어학연수를 떠나 영어공부를 하면서 전반기 삶을 되돌아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인생 후반기는 사회에 보은하는 재능 기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 아내 김순진 씨와 함께…
▲ 아내 김순진 씨와 함께…
▲일본어를 재능기부하게 된 계기=정재홍 이사장은 “일본은 밉기는 하지만 그래도 서로 함께 살아가야 할 지구가족의 하나”라며 “상호간에 원만한 관계를 키워가기 위해서는 '소통'할 수 있는 공통 언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태에 근무할 당시 일본 출장을 자주 다니게 되면서 정 이사장은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했다.

남을 가르치는 티칭 기법이 탁월한 정 이사장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약 2000여명에게 일본어 눈을 달아주었다.

수업 말미엔 가끔 일본으로 수학여행도 주선해 현지에서 활용 연습을 시키면서 기뻐하는 학생들 모습에 행복해하는 그다.

▲일본어 외에 중국어까지 재능기부=정 이사장은 “요즘은 중국과의 교역도 활발해졌고, 왕래도 빈번해진 만큼 중국어도 꼭 필요한 외국어가 됐다”며 “해태에 근무할 당시 세계 각국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외국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그는 “언어야말로 소통의 필수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재홍 이사장은 대전시청, 가수원도서관, 서부교육청, 남대전농협, 여성회관, 한밭대평생교육원, 서구청, 구봉신협, 시교육청 등 여러 곳에서 일본어 교육 봉사를 해왔고, 2012년 10월부터 관저문예회관에서 일본어에 이어 올해초부터는 중국어 재능기부를 하면서 아름다운 황혼을 물들이고 있다.

▲ 대학 졸업식날 총장상을 받고 나서 강진형(전 충남대 총장ㆍ강창희 전 국회의장 부친) 박사와 함께.
▲ 대학 졸업식날 총장상을 받고 나서 강진형(전 충남대 총장ㆍ강창희 전 국회의장 부친) 박사와 함께.
▲감동스러웠던 일흔번째 생일=2014년 6월21일은 정재홍 이사장의 일흔번째 생일이었다.

정 이사장은 “조용히 넘어가려 했지만 제가 구봉아카데미와 관저문예회관에서 가르친 일본어 제자 학생들이 생일잔치를 해줬다”며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정 이사장의 고희를 기념한 사은 잔치에서는 제자들의 축시낭송과 생일 축하 노래와 더불어 꽃다발과 기념품 증정,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 낭송이 이어져 스승을 감동케 했다. 제자들은 정 이사장을 위해 '스승의 은혜'를 합창했고, 난타 공연과 색소폰 연주, 장기자랑, 칠십돌잡이 이벤트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펼쳐져 스승과 제자들이 모두 즐겁고 행복한 감동의 시간이 됐다.

이날 일어회화반 회장인 신현충 전 호수돈여고 교장은 인사말에서 “중국 당대의 시인 두보는 '인생칠십고래희'라고 했지만 인생은 칠십부터 시작임을 정 선생님을 통해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사시는 정 선생님은 항상 겸손하시고, 얼굴에는 인자함이 넘치시는데다 인격과 실력에 매료된다”며 “강의 중에 팁으로 제공되는 여러가지 세상 사는 지혜의 말씀들이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또 “나라사랑, 효, 자녀교육, 자연의 이치에 대한 이야기 등등 해박한 지식을 알려 주시는가 하면 때로는 시, 때로는 철학을 이야기해주시는 정 선생님의 강의는 학생들에게 공부 부담을 전혀 주지 않으셔서 더욱 좋다”고 말했다.

특히 “공부라는 매개체로 끈끈한 인연을 맺어 주셔서 세상사는 재미를 더해주시는 덕분에 우울증이 나은 분도 았다”고 소개하며 “정재홍 선생님께서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물러 계셔 주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제자들은 이날 정 이사장에게 “이렇게 배우고 익힌 지식을 사회에 보은하면서 열정을 기부해주시는 정 선생님은 저희 제자들에게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자들에게=정재홍 이사장은 제자들에게 “여러분 모두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고 말한 뒤 “제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제 짝꿍 김순진은 작년에 느리울초에서 40년 교단생활을 마치고 영예롭게 퇴임했고, 지금은 열심히 저의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다”고 부인을 소개했다.

정 이사장은 “제가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분들의 진심가득한 축하속에서 향기 가득한 꽃다발과 값지고 뜻있는 귀한 선물을 받으며, 이 세상에 태어났음을 축하받기는 오늘이 처음”이라며 “어쩌면 이것이 제 생애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에게=이사장은 “요즈음 모든 가치를 돈에 두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려고 혈안이 되고 있는 모습은 분명 인간을 창조한 신의 뜻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더 높은 생명의 가치를 깨닫고 신이 애초에 설계한 것처럼 자연의 이치와 흐름을 따라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혼자만의 영달을 생각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더 나아가 주위의 온갖 생명체들과 심지어 무생물체들까지를 포함해서 함께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며 “나만을 생각할때 스트레스는 더 많아지고, 이웃을 배려할 때 행복의 파이는 커진다는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인간 정재홍, 그는 누구인가=일처리에 빈틈이 없는 외유내강형으로 주위의 신망이 높다. 젊은이에 뒤지지 않는 명석한 머리와 예리한 통찰력, 시대에 대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을 가진 진정한 리더십의 소유자다. 정확한 판단력으로 미래를 투시하는 혜안도 가졌다.

그는 다양한 회사 운영 경험과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구봉 신협 발전의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지도자다. 겸손과 절제를 인생 모토로 삼고, 지칠줄 모르게 꿈을 추구하고 있는 아름다운 실버로 봉사 마인드가 투철하고 이타정신이 강해 주위에 따르는 사람이 많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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