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을 뛰어넘는 행정수도 건설'은 본래 취지로는 행정의 중심축인 세종시 위상에 딱 들어맞는다. 여기에는 입법ㆍ사법 기능이 포함된다. 효율성 저하의 근본 해법으로 이 이상은 없다. 이날 언급된 상임위 회의장 확대도 길게 보면 임시방편의 대안일 뿐이다.
잘 운영된다 해도 “집(세종) 놔두고 친정살이(서울) 한다”는 비아냥거림을 덜 듣는 수준일 것이다. 3단계 이전이 끝나면 애써 부인해도 사실상의 제2수도가 탄생한다. 비효율을 줄이고 접근성을 높이는 건 기본이고 국가 시스템이 바뀌는 문제에 당면하고 있다. 거꾸로 서울에 '분청'을 두는 식으로 획기적인 국정운영 개편이 요구될 수도 있다.
기능과 역량이 그 정도로 결집될 도시가 세종시란 뜻이다. '세종청사 부처 국감은 세종에서'로 일단락될 사안을 넘어선 것이다. 정 의장의 발언은 더 다층적인 외연을 품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이전, 국가안전처 등 정부 조직개편 뒤의 추가 이전, 덧붙여 서울에 잔류한 통일부나 법무부 등 나머지 부처의 이전까지 화두로 남겼다고 본다.
이와 투트랙으로 역량을 쏟을 부분이 늘 말하는 정주여건 또는 자족기능 확보다. 주거환경, 교통 및 편의시설, 의료서비스, 그 가운데 유독 부진한 대학 유치 같은 기반시설 확충이 다급하다. '원안 플러스 알파'가 뭔지를 다투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지속적으로 '플러스'가 돼야 할 세종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상 변화에 대응하며 준비해야 한다. 행정 무게중심이 세종시로 이동한 데 따른 효율과 비효율의 열쇠 한쪽을 쥔 국회의장이 국회 비효율을 풀려는 자세는 아무튼 보기에 좋다. 정홍원 국무총리 역시 지난달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제안했다. 사법부에서 화답이 나온다면 이보다 모양이 좋을 수가 없다. 행정 비효율이 국정 전반의 비효율이 안 되도록 전향적인 논의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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