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세종시 예정지역 내 대학부지(164만 9000㎡)에 지금까지 대학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대학은 모두 5곳이다. 충남대, 공주대, 한밭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4개 국립대와 사립대로는 고려대가 포함돼 있다.
이들 대학은 세종시 안에 융복합, 글로벌, 산학융합, 의과학, 바이오사이언스 대학원 등을 설립한다는 계획서를 행복청에 이미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입주가 가시화된 대학은 없다. 당초 행복청은 지난해 연말까지 세종시에 입주할 2개 대학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이처럼 각 대학의 세종시 진출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이유는 국비 지원 없이는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부지매입, 공사비 등 최소 500억~600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데 국립대 재정여건상 단독으로 이를 감당할 수가 없다.
실제 카이스트는 지난해 9월 정부로부터 세종시 우선입주 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지만, 같은해 연말 국회에서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세종시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사립대 역시 예산 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어 세종시 대학 유치 문제가 언제쯤 해결될는지는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세종시 예정지역 대학부지에 과연 몇 개 대학을 유치할지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결정된 것조차 없다.
반면, 세종시 대학 유치를 제외한 다른 정주 여건은 빠르게 안착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의료 환경의 경우 얼마전 충남대병원의 500병상 규모의 병원 설립계획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중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긍정적 결과를 받았다.
세종 충남대병원은 2017년 부분 개원, 2018년 완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형 유통시설 유치도 순항 중이다. 올 연말 홈플러스와 이마트, 내년 중순 농협마트 입주가 예정돼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세종시 입주 대학 숫자와 유치시기가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는 대학과는 접촉할 용의가 있다”며 “대학들이 세종시 진출을 쉽게 하려면 정부의 예산지원이 있어야 하는 데 이 부분이 어려운 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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