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무단조퇴ㆍ명령불복' 소방관 징계 정당

감봉처분 취소소송 청구기각

고도의 준비성과 성실성이 요구되는 소방공무원이 무단조퇴하고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해 받은 징계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병식)는 소방관 김모(48)씨가 충남도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감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6일 밝혔다.

김씨는 천안 모 소방서에 근무하던 2013년 3월 자신과 직급이 같은 직원 24명에게, '등급별로 지급받은 성과급 중 최저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자신에게 반환해 C등급자에게 다시 분배할 것을 종용하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발송했다. 5월과 9월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예정된 전술훈련과 관련해, '소방서 최고책임자 등이 참여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와 '초과근무를 출장으로 처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질의서를 전자우편으로 보냈다.

이에, 소방서장은 김씨와 면담했고 직속 상관이 면담내용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 호출했지만 응하지 않고 퇴근시간 1시간전에 무단으로 자리를 이탈했다. 당시 김씨는 화재진압 차량인 소방펌프차의 화재진압요원으로 출동분대에 편성돼 있었다.

또 상관의 근무지 이탈 요구서 제출 지시에 응하지 않고, 모욕적인 언사로 몸싸움까지 벌였다가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김씨는 “조퇴한다고 말하고 퇴근했고 그 직후 결재까지 있었으며 무단이탈이 아니고, 상관의 근무태도와 리더십 부재 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내려진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공무원으로서 직장이탈 금지와 복종의무 등을 위반한 점을 근거로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소방공무원은 현장출동을 대비해 지령을 받는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개인 장비 등 근무태세를 갖추고 일정시간 지정된 장소 또는 소방차량의 근접거리에서 대기할 의무가 있다”며 “상관에 대한 항명 등은 위계질서와 기강을 어지럽히는 행위로, 공익을 감안할 때 징계재량권 남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