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버스 탑승을 위해 이동하는 공무원들이 왕복 4차선 도로를 무단횡단 하는가 하면, 퇴근길에 오른 승용차들의 불법 좌회전 등 혼란스런 모습이 여전히 연출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최근들어 공직기강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기본질서 무시는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본보가 지난달 22일 저녁 통근버스 정류장 현장취재 이후 2주 뒤인 지난 5일 저녁 6시 또다시 현장취재에 나섰지만, 모범을 보여야 할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무질서한 행동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국무총리실과 공정거래위원회 건물 내에 있는 공무원들이 버스 정류장에 가기 위해서는 횡단보도를 통해 4차선 도로를 건너야 한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횡단보도가 있음에도 근거리 이동을 위해 무단횡단을 일삼고 있고, 퇴근하는 승용차들 역시 4차선 도로에서 불법적으로 좌회전을 반복하고 있다.
세종청사관리소에서 공무원들에게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고 수시로 안내하고 있지만, 일부 공무원들로 인해 무질서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무단횡단과 불법 좌회전의 경우 공무원 퇴근시간인 오후 6시에서 7시 사이 차량통행이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사고 위험성이 높다. 관계 당국의 단속 등 개선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다만, 불법 좌회전 등을 일삼던 통근버스는 2주 전과 비교해 크게 개선이 됐고, 버스 탑승자 대기소에는 대기실 이용안내문이 새롭게 부착됐다. 이용안내문에는 '하절기 냉방온도 26도 이상'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용자가 없을 시 소등 및 냉난방 시설의 전원을 꺼주십시오'라는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다. 2주 전 대기소 내에 사람들이 없는 상태에서 에어컨이 '현재온도 22도'인 상태로 가동된 것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세종청사 내 공무원들의 무질서한 행동에 대해 관계 당국인 세종경찰은 무관심한 모습이다. 퇴근시간 세종청사 주변에서 경찰 단속 직원이나 경찰차량은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관련 세종경찰서 관계자는 “외근 직원들에게 전달해 세종청사 인근지역 단속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청사관리소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통근버스 운행 예산 100억원이 9월 중순께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돼, 예산 증액 신청을 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민들은 세종청사 통근버스가 세종시 조기정착과 정상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부와 지역민들간 적지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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