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경제자유구역은 경제자유구역을 통해 환황해권 시대를 열고 지식 창조형 경제특구 개발 및 대(對) 중국 무역기지로 육성해 충남을 최고의 경제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
하지만 정부의 경제자유구역 지정 남발과 글로벌 경기 침체,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경제자유구역 지정 후 공시지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사업성은 낮아졌고, 결국 송악ㆍ인주지구를 비롯해 전국 14개 지구가 관련법에 따라 자동으로 지정 해제됐다.
▲경자구역 지정 남발=정부는 지난 2003년 인천, 광양만권, 부산·진해에 이어 2008년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지난해 동해안권, 충북 등 총 8개 구역 101개 단위 지구를 지정했다.
문제는 앞서 지정된 경제자유구역이 뚜렷한 성과와 투자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도 마치 지방에 선심을 쓰듯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남발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1개 지구 448㎢ 중 개발이 완료된 지구는 20개 46.4㎢, 개발이 진행 중인 지구는 33개 152.2㎢에 불과하다.
나머지 48개 지구 249.2㎢(55.6%)는 미개발지역으로 남았다. 2003년 지정된 인천의 경우 27개 지구 가운데 개발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지구는 19곳(완료 7, 진행 12곳)으로 나머지 8곳은 실시계획 조차 수립하지 못했다.
면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169.5㎢ 중 개발이 완료된 7곳의 면적은 8.3㎢, 개발 진행 중인 곳은 61.7㎢에 불과하고 전체 면적의 58.7%(99.5㎢)가 미개발지역이다.
부산·진해, 광양만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산·진해는 21개 지구 중 13곳(완료 6, 진행 7곳), 광양만권은 23개 지구 중 11곳(완료 3, 진행8)만 개발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며, 각각 전체 면적의 67.9%, 45.7% 가량이 미개발지역이다.
이처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2008년부터 황해경제자유구역 등 5곳을 추가로 지정해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어겼다는 지적이다.
▲사기꾼에 2년 간 놀아난 황해청=정부가 지정한 경제자유구역은 글로벌 경기침체,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경제자유구역 지정 후 공시지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다.
황해경제자유구역 또한 이러한 악재 때문에 인주지구의 경우 개발사업 이행 기본협약까지 체결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포기를 선언하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송악지구 또한 당진테크노폴리스(당진TP)가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면서 사업이 무산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당진TP의 사업포기 이후 제안서를 접수한 기업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가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황해청은 2012년 9월 27일 S기업으로부터 개발사업 제안서를 받고, 당진TP 인수와 국내 자본금 160억원 증식을 조건으로 예비사업시행사로 선정했다.
이후 S기업은 당진TP를 인수(약 4억원)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국내 자본 160억원 증식과 관련해서는 지난 3월까지 수차례 연기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당시 송악지구 주민들은 1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에 고작 160억원을 증식하지 못하는 기업을 믿을 수 없다며, 도와 황해청을 질타하고 나섰다.
하지만 도와 황해청은 이 때마다 주민들을 설득하며,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조금만 더 기다려 줄 것을 부탁했지만 결국 S기업이 제출한 투자확약서는 위조된 것으로 판명났다.
때문에 황해청이 사업자 선정을 위한 소중한 시간을 사기꾼에 낭비하면서 지구해제가 불가피하게 됐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황해청 관계자는 “지구 해제라는 결과가 나와 지역주민들에게 굉장히 죄송하다”며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피해조사 작업에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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