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경기침체로 업종 간 휴가비 지급 편차가 커, 상대적으로 영세한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휴가 분위기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5일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과 지역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내수부진과 환율 하락 등으로 올여름 휴가비를 지급하지 않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기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2014년 하계휴가 실태조사'결과에서도, 여름 휴가비를 지급할 예정인 기업은 71.4%로 지난해(72.3%)보다 0.9%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역시 휴가비를 지급하는 기업이 매년 줄고 있다. 대덕산단 내 286곳 입주기업의 여름 휴가비 지급 실태를 보면, 올해 여름 휴가비를 지급하는 기업은 127곳으로 지난해 150곳 업체보다 23곳 줄었다.
이는 경기불황 등으로 기업이 지출 자금을 바짝 조이면서 휴가비 또한 없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매년 지급하던 휴가비가 끊긴 근로자들은 비용 부담 때문에 휴가 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지역 영세기업에 종사하는 김 모 씨는 “휴가를 앞두고 있지만,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매년 여름에 지급하던 휴가비가 올해부터 지급되지 않으면서, 비용부담 때문에 정확한 일정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사기진작 차원에서 지갑을 두둑히 챙겨주는 기업이 있어 휴가비가 지원되지 않는 근로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더하고 있다.
실제 대덕산단 내 입주기업인 비비씨(주)는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여름휴가기간 동안 직원들에게 평균 260만원의 휴가비를 지급했다. 오성기계, 대전컨테이너, (주)한길소프트 등 역시 100만원의 여름 휴가비를 지원해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이들 기업 종사자들은 휴가비 지원을 통해 귀족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A 기업에 종사하는 최 모씨는 “올해는 휴가비가 다른 해보다 더 많아 여유로운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여유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대덕산단 관계자는 “세월호 여파와 대내외 경기침체 등으로 매출이 신통치 않은데다 매출 감소가 자금 조달 불안으로 이어져 입주기업들도 휴가비를 지원하지 않는 것 같다”며 “매년 지급되던 휴가비가 지원되지 않아 근로자들 또한 비용 부담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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