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역시 예외가 아니다. 불과 열흘 후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 지역을 방문하게 되며 이를 기념해 아시아 청년대회 등 각종 행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에볼라 출혈열 확산 국가는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이며 감염자는 1323명으로 이 가운데 729명이 사망했다.
정부도 부랴부랴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별다른 묘안은 없는 듯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책 방안을 논의하며 '전파력이 약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자신감을 표했으나 다소 안이한 자세가 아닌가 싶다.
에볼라 치사율이 90%에 달하는 한편 발생국가가 늘어날 경우 이들 국가와의 왕래에 따른 여행객들의 감염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황의 방문과 관련해 오는 15일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집전 예정인 '성모승천대축제일 미사'에 6만 여 명이 운집한다니 마음 놓을 일이 아닌 듯싶다.
물론 행사 참석자들이 아시아 각국의 주교들이 중심이 된다지만 언제, 어떤 경로를 타고 에볼라가 전파될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특히 에볼라 발생국가에 거주하는 교민이나 근로자가 귀국할 경우 현재는 바이러스 잠복기인 21일까지 매일 전화로 증상을 확인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안전수칙을 새롭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전화로만 확인했다가 자칫 뒤늦은 후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망자 대다수가 발병 후 10 이내 사망에 이른다고 하니 방역당국은 보다 철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최근 한 의료봉사회가 에볼라 발생 인접국가로 의료봉사 활동을 떠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이 같은 의료봉사 역시 자제할 필요가 있다. 국민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는 행동은 스스로 자제해나가는 것이 곧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기본자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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