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현실과 대학별 특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상대평가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전국 4년제와 전문대를 평가해 하위 15%에 해당하는 '부실대학' 명단을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40개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평가 지표로는 ▲취업률 50% ▲재학생충원율 90% ▲전임교원확보율 61% ▲교육비환원율 100% 등 4개 중 2개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학자금대출제한대학으로, 4개 지표에 모두 미달하면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된다. '부실대학'으로 지정되면 학자금 대출이 일정부분 제한되며 특히 경영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히면 국가장학금 지원도 제한된다.
문제는 평가방식에 있다. 정부가 요구하는 지표 비율을 맞춰도 평가 방식이 상대평가이다 보니 다른 대학에 못 미치면 '부실대학'에 포함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충원율과 취업률 등 평가 핵심지표에서 서울 및 수도권 대학보다 대부분 열세에 있는 지방대로서는 적잖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같은 '게임 룰' 아래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대 보다 지방대가 '부실대학'의 폭탄을 돌려 맞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지역대에서 고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2014학년도 부실대학 35곳 가운데 지방 30곳, 수도권 5곳으로 지방대 비율이 86%에 달했고 2013학년도에도 전체 43곳 중 지방 34곳, 수도권 9곳으로 지방대가 79%를 차지한 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충청권에서는 2012년 대전대ㆍ목원대ㆍ중부대, 2013년 배재대ㆍ청운대, 2014년 한서대ㆍ백석대가 포함된 바 있다.
지역대 관계자는 “부실대학 평가에서 상대평가 방식에서는 전국 대학의 지표 및 경영여건이 동반 호전된다고 할지라도 누군가는 부실대학에 선정될 수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피해는 서울 및 수도권대보다 지방대에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상대평가 방식이라고 해도 반드시 지방대가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지표와 상황별로 각 대학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 평가방식이 단순히 대학 소재지로만 따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지방대 중에서도 우수한 대학이 많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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