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조직화 첫발부터 '삐끗'

자치구 조직장 직급 구성, 안행부 지침ㆍ정원기준 규정과 달라 지연

자치구가 규제개혁을 위한 정식조직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안행부 지침상 규제개혁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해야 하지만 조직장의 직급을 두고 지침과 규정이 맞지 않아 조직구성을 차일피일 미루는 실정이다.

정부는 올들어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규제개혁이라는 정책을 자치단체에 지시했다. 구는 그동안 임시조직인 규제개혁 TF팀을 구성해 자체적인 조례개정 가능 사례를 찾는 등 불합리한 규제를 찾는 데 몰두했다. 또 하반기에 정식 규제개혁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규제개혁 조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조직장의 직급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안전행정부의 지침상 규제개혁 부서는 6급 직원이 부서장이 되고 이를 부기관장인 부구청장 직속으로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

반면, 지방자지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는 기구 신설시 조직장은 5급 이상이 돼야 한다고 정해놓았다. 이렇다보니 자치구에서는 상위법에 있는 규정과 안행부의 지침중 무엇을 따라야 할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성구만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안행부의 지침에 따라 규제개혁추진단을 지난달 28일 출범시켰다. 나머지 자치구는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 자치구에서는 지침을 따를 경우 이후 기존 규정을 따르지 않은 사례가 되기 때문에 무조건 지침을 따르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안만 예외로 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얘기다.

다른 자치구는 아예 새로운 조직이 아닌, 경제 또는 기업관련 부서에 1개 담당(6급)이 업무를 맡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또 따른 자치구에서는 당초 TF팀을 조직할 때 다른 부서에서 직원을 파견한 상태였는데 아직 규제개혁 부서 조직을 마무리짓지 않아 기존 부서의 인원 공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자치구 한 관계자는 “안행부에서 규제개혁에 대한 지침을 내려줬지만 기초자치단체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며 “정부부처에서 하위 기관의 조직 구성에 대해 좀 더 살펴보고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