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5년 미만의 평균 업력(존속기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미뤄 신규로 문을 여는 상인들도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시설 현대화로는 영업 손실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온누리상품권도 기업들의 구매 감소로 전통시장 활력화의 동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차별화도 쉽지 않다.
현재의 감소 추세나 지원 실태로 볼 때 점포 수를 줄이고 특성화하면 생존할 수 있다는 주장만으로는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대전시내 전통시장이 2년만에 3897개에서 3368개로 줄었다고 경쟁력이 저절로 향상된 것은 아니다. 이런 양상이 특단의 대책 없이 장기화되면 회복 탄력마저 잃을 것이다. 더 악화되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현황에서 보듯이 자기 소유 점포보다 영세한 임차점포일수록 폐업률은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는 대형 유통업체와 대기업 운영 편의점 등이 골목상권을 잠식하면서 생긴 외생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대형 업체들과의 경쟁력을 아예 상실한 셈이다.
전통시장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활 터전이다. 서비스, 제품 가격, 품질 향상을 이루지 못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비교적 여력 있는 상인들까지 얼마나 생존할지 알 수 없다. 대전의 경우는 평균 업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긴 하나 상권의 취약성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대형 전통시장보다 소규모 전통시장은 더 어렵다. 활성화 주체인 시장상인들도 자구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제까지 전통시장에 기울인 것보다 더 체계적인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의무휴업일 지정과 영업시간 제한도 효과 면에서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대형마트 수준의 편의, 또는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파격적인 재정 지원이 따라야 한다. 점포 숫자 감소가 단순히 소비 패턴의 변화를 넘어 지역경제의 기반 붕괴를 의미한다는 위기의식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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