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창업대학원 단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전문위원) |
성공적인 기술사업화는 오늘날 경쟁적 시장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국가 연구개발비 투입은 매년 늘고 있고 이미 세계수준의 연구개발 투자비중을 보인다.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4.36%로 세계 2위권이며, 연구개발비 총규모도 세계 6위권이다. 정부 R&D 투자는 2013년 16.9조원, 2014년 17.7조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전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대표적 도시로서 국가연구개발비의 4분의 1 이상이 투입되며, 지난 40년간 대덕특구가 정부에 의해 개발되었다.
하지만 연구성과물이 사업화되는 성과는 낮은 편이다. 2017년까지 연구개발비를 GDP 대비 5%이상을 목표로 하기에 연구결과물이 사업화로 연결되어 새롭고 '좋은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술사업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 '죽음의 계곡'에 비유된다. 기술사업화 과정의 문제점을 정리해보자. 첫째, 기술개발과 특허 수는 많지만 실제 사업화에 적합한 씨앗인 기술의 숫자는 적다. 둘째, 시장의 문제점을 찾고, 시장과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 셋째, 테크노파크나 특구 등 많은 지원기관들은 기술-제품-시장(TPM)에서 볼 때, 기술개발과 시제품 중심의 사업을 지원하는 반면, 시장에 초점을 두고, 산업지도 분석 등의 정보수집, 창의적 비즈니스모델 구축 등 지원사업은 충분하지 못하다. 넷째, 기업성장에 필요한 단계별 자금제공이 취약하다. 다섯째, 기술사업화에 적합한 인력양성 프로그램과 인재배출이 부족하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한국은행과 공동연구한 필자는 여섯 가지 정책을 제언한 바 있다. 첫째, 시장기회를 발견하고 분석제공하는 '마켓정보센터'의 설립이다. 여기서 시장기회를 확인하는 역량강화, 비즈니스모델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오랜 산업계 근무자 또는 은퇴자와 창업1세대 및 창업실패 경험자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둘째, 기술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기술-제품-시장(TPM)의 종합적 사고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체계 마련과 구체적이고 심층적 훈련이 요구된다.
셋째, 시장에 더욱 초점을 둔 지원체계 구축이다. 연구자들은 특허나 논문이 나오면, 관심과 지원은 줄어든다. '1:10:100'의 원리에서 보듯, 기술이 1이라면, 이를 제품으로 바꾸는데 10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 제품이 고객니즈 충족으로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100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기술의 중요성이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기술을 사업화하는데 수많은 지원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넷째, 기술이전조직(TLO)의 사업화 역량 전환노력이다. TLO와 기술사업화 조직은 다른 일을 하는 곳이다. 따라서 행정에 초점을 둔 TLO 조직이 사업화 전문가로 이동되도록 보완해야 한다. 다섯째, 지역에 본사를 둔 자금지원 관련 엔젤과 벤처캐피털의 양성과 지원 정책이다. 한 예로 대전시는 '대덕인베스트먼트'라는 지역의 벤처캐피털에 주주와 투자자로 참여해 좋은 사례를 만들었기에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사업화 전략이다. 올해 천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벤처기업은 454개가 있고, 대전에는 7개가 있다. 이들 천억기업을 조사해보면 매출의 절반이상이 해외시장에서 발생한다. 최근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받는 대덕의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의 비즈니스모델 또한 처음부터 남미 등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기술사업화에 유명한 속담인 '고객은 기술을 사지 않고, 제품을 구입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를 위해 고객과 시장의 문제점과 니즈 발견, 매력적 제품개발, 이를 구현할 기술개발 역량 세 가지를 잘 연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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