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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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인연'

독서모임 첫 탐방지… 지역 역사·유적에 더 깊은 관심 갖게돼

  • 승인 2014-07-30 23:03
  • 신문게재 2014-08-01 10면
  • 이안나 시민기자이안나 시민기자
●[내가 만난 문화재] - 남간정사

동구 가양동에 위치 한 '남간정사'
동구 가양동에 위치 한 '남간정사'
학교를 졸업하고 대전에서 직장을 다니며 3년 정도 살았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친구들을 만나거나 나들이를 갈 때면 홍명상가 중앙데파트 그리고 보문산 케이블카 주변을 주로 이용했다. 결혼하면서 대전에 정착을 하게 된 나에게 대전은 여전히 옛 충남의 도청 소재지였고 큰 도시라는 이미지가 전부였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시작한 한 독서 모임에서 처음 대전시 동구 가양동의 남간정사로 나들이를 간 적이 있다. 전통이라든지 역사와는 거리가 먼 대도시라는 생각만 했던 대전에서 기와집을 그것도 송시열이라는 책에서만 보던 인물과 관련있다는 집을 보았을 때 조금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그 때부터 대전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것 같다.

신혼 초 이웃들이 송촌동 선비마을에 입주한다고 했을 때 왜 아파트 이름이 하필 선비마을일까 궁금했던 것도 남간정사에서 송시열과 송준길 이야기를 듣고 동춘당에 찾아가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시간이 나면 아이들을 데리고 동춘당이나 남간정사를 자주 찾게 되었다. 봄이 되면 동춘당 옆 송용억 가옥의 영산홍 앞에서 사진도 찍고 여름이 되면 남간정사 옆에 있는 작은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며 조금씩 조금씩 대전과 친해졌다.

하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그곳들은 그냥 경치가 좋고 안전한 놀이터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아이가 자라면서 자기가 자주 놀러가는 그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하게 되었고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알려주기 위해 대전이라는 도시의 역사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나는 대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대전에 대한 강의나 대전답사의 기회가 있으면 열심히 따라다니고 있다. 그리고 대전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 그래서 예전의 나처럼 대전에는 갈 곳도 없고 전통이나 역사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도 알려주고 싶다.

이렇게 나에게 대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어준 남간정사가 요즘 보수공사중이다. 공사 표지판에는 공사기간이 7월 21일까지라고 적혀 있었으나 아직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 찾아가도 안에 들어가 볼 수가 없어 매우 아쉽다. 빨리 공사가 마무리되어 배롱나무 꽃이 환하게 피어 있는 남간정사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한편 남간정사는 조선 중기 대학자인 송시열(1607~1689)이 숙종 9년(1683) 지은 건물로 많은 제자들을 기르고 그의 학문을 대성한 곳이다. 남간정사의 오른쪽에는 일제시대 소제동에서 옮겨지은 기국정이 있고 뒤편 언덕에는 후대에 지은 사당인 남간사가 있다. 또한 송시열의 문집인 송자대전 목판을 보관한 장판각이 맞은편 언덕에 있다.

이안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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