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6시 30분께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아파트에서 이모(46)씨가 어머니(73)와 형수(52)를 인질로 붙잡고 경찰과 대치하는 인질사건이 발생했다. 이씨는 어머니가 자신의 밥에 독약을 탔다며 노모와 형수를 집 안에 가두고 흉기로 위협하는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인질극 상황으로 전환해 서부경찰서 강력팀과 경찰특공대 그리고 위기대응협상팀을 출동시켰고, 119구급대의 협조를 받았다. 먼저, 이씨가 믿고 따르는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가 18층 아파트 현관 앞에서 흥분한 조카를 설득했다. 이씨는 “들어오면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 창문으로 뛰어내리겠다.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을 계속했다.
이씨는 과거 운전직에 종사한 경험이 있어 집에 자동차 오일 등의 인화물질이 있었다. 때문에 경찰은 아파트 19층부터 22층까지 주민을 밖으로 대피시켰고, 특공대원은 강제진입에 대비해 창문 레펠까지 준비했다.
가족의 설득에도 이씨가 흥분상태를 이어가자 이번에는 대전경찰 위기대응 협상팀이 나섰다. 협상팀은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계속 유도해 이씨가 다른 생각을 잊도록 유도했다.
대화하기를 한 시간, 이씨가 오히려 안전하게 보호받고 싶은 정서적 불안감이 있다고 파악한 협상팀은 '진정과 설득'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 이씨가 스스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도록 설득할 수 있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0일 중구 중촌동의 현암교 아래에서 20대 여성이 15㎝ 흉기를 들고 자해하겠다며 벌인 상황도 여성경찰의 '끈기와 기지'로 해결될 수 있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자해시도 여성(21)은 이미 팔목에서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 흉기를 강하게 쥐고 경찰의 접근을 거부했다.
남성 형사들이 자해시도자에게 접근하지 못할 때 중부경찰서 여성 경찰관 신모 경위가 대화할 수 있을 정도 거리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신 경위는 흥분한 채 풀밭에 서 있는 자해시도자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대화를 1시간 이어갔고, 흉기를 내려놓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해 동료 형사의 도움으로 검거 후 가족에게 인계할 수 있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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