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또는 미래창조가 현 정부 들어 화려한 구호처럼 외쳐지는 동안 창조산업 특화도를 높이기 위해 기울인 노력도 사실상 그리 많지 않다. 대전 역시 과학기술의 본거지니까 창조경제 실현의 최적지라는 당위론에 갇힌 듯한 인상이 짙었다. 신성장동력을 창출한 전초기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룬다는 희망이 대부분이었다.
대덕특구의 응용과학, 과학벨트의 기초과학을 한데 묶어 창조경제 허브가 되려면 대전시는 대전시대로 준비할 일이 따로 있다. 게다가 '창조경제의 메카'마저 여러 지역에서 공용어처럼 쓴 지 오래다. 대경권, 광주ㆍ전남, 5대 거점 육성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는 서울시 등도 '메카'를 부르짖는다. 의욕만 갖고는 지역경제 모멘텀이 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그래서 강조되는 것이 역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아닌 역할 강화 노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ㆍ도지사 간담회에서 관심을 표명했다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도 다양한 주체들이 교류ㆍ협업할 공간 기능을 다해야 한다. 역할 분담과 협업 시스템 구축이 안 되고 창조경제의 '레시피'조차 변변찮다면 체감할 성과 창출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대덕특구 중심의 연구개발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조성된 것이 아니다. 정부출연연구소, 2만여 연구 인력, 1300여 기업 등 소중한 자산을 잘 활용하면서 이뤄내야 할 것이다. 전시행정처럼 비치는 정부 창조경제 정책도 일대 전환이 요구된다. 표피적 정책이 아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같은 국책사업이 정상화돼야 비로소 활성화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여년간의 창조경제는 기초공사도 못한 상태에 비유된다. 새로 취임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창조경제 실현에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새 경제팀도 창조경제 전략회의를 신설해 추진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대전시는 대덕특구와 상생 협력은 물론 정부와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으로 여기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