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홍성군과 청운대 등에 따르면 지난 25~27일 홍성 청운대에서 '리듬 앤 바비큐 페스티벌'과 '2014 전국 축산 기자재 박람회'가 함께 열렸다. 해당 행사는 총 6억원의 운영비가 사용돼 유명 가수를 비롯한 재즈 음악가가 대거 초청되는 등 기대가 높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둘째날 중반까지 행사장에는 관계자들과 봉사학생들만 보이는 등 참가자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음악공연과 박람회를 포함해 둘째 날 낮 까지의 참가자는 350~400명(경찰추산)이었다. 그 마저도 3분의 2가량은 이내 자리를 떠 실제는 1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둘째날 저녁 가수들의 공연에는 수도권 관람자 등 2000여 명의 참가자가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됐다.
거액의 예산에 군 공무원과 안전요원 등 50명의 경찰 경비병력이 투입되고 관련기관이 안전점검을 하는 등 요란을 떤 것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대학축제도 아닌데 과도하게 학생들만 투입해 오히려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하는 등 미흡한 모습도 연출됐다.
밤에는 커다란 음악소리에 주민들이 간혹 방문하기도 했지만 일부 관계자와 마찰을 빚는 등 기분이 상해 되돌아갔다.
청운대 주변에 거주하는 마을 대표와 주민들은 "이번 행사를 아는 사람이 지역에 한 사람도 없다"며 "더구나 군비를 지원 받았다면 군민의 혈세가 들어간 것인데 행사장도 텅텅 비었으면서 지역민 할인이라는 포장아래 입장료까지 받으면 되느냐"고 한탄했다.
문제는 미흡한 음악 공연은 둘째 치고 연계 행사인 축산박람회는 찬밥신세였다는 것이다. 박람회장은 공연장과 멀리 떨어진 구석에 배치됐고? 입구는 야시장 상인들로 가로막혀 보이지도 않았다.
업체 자리는 많이 비어 있었고, 80만원 상당의 자릿세를 냈다는 한 업체는 기분이 상해 첫째 날 철수하기도 했다. 이윽고 화가 난 한 업체 대표는 "전국 최대 축산단지의 망신"이라고 표현했다.
행사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기획사가 타 지역에서는 봄에 했고, 젊은이들에게 호응이 좋았던 바비큐 페스티벌을 무리하게 학생들이 모두 떠난 한 여름 방학 중 대학교에서 진행했다는 것.
농기계 등을 전시하는 축산박람회와 재즈 음악가들이 주를 이루는 페스티벌을 함께 진행한 것도 관람객의 취향과 연령대가 전혀 맞지 않는 등 총체적으로 잘못 기획된 행사라는 비난이다.
청운대 관계자는 "서울의 기획사에게 맡기다보니 지역민들과 유대도 없었고, 지역에 홍보도 되지 않은 점, 운영이 미숙했던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행사에 문제점이 있는 등 홍성 축산을 알리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본다"며 "구제역이 발생해 축산인들이 찾지 못한 점도 악재였다"고 밝혔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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