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NH개발, 건설사 피멍

농협충남본부 턴키공사 입찰 취소… 지역업체 설계비 손실 우려

발주처의 오락가락한 행정으로 건설사가 피멍들 처지에 놓였다. NH개발은 농협충남지역본부 턴키공사 입찰 중 기본설계서를 제출받고 입찰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NH개발의 일관성없는 행정에 기본설계도서까지 제출, 설계비를 낭비할 처지에 놓였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당초 NH개발은 충남, 충북, 전북 등 3개 농협지역본부 신축공사를 각각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로 발주했다.

하지만 NH개발은 충남·충북·전북 3개 지역 통합본부 사옥 신축공사를 각각 발주하며 지역건설업계와 갈등을 빚었다. 당초 지역업체 20% 이상 지분 참여를 권장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지역건설업계는 지역업체 참여를 권장이 아닌 의무사항으로 하도록 주장했다.

NH개발은 업계의 반발이 일자 지역업체 참여비율을 20%에서 30%로 조정한 후, 설계심의에서 3점의 가점을 부여키로 수정했다. 이후 턴키방식으로 입찰이 진행됐다. 결국 충남통합본부 신축공사만 건설사가 참여했고 충북, 전북은 유찰됐다. 충남통합본부는 지난 16일 건설사에 가격입찰서, 기본설계도서 등을 제출받았다.

하지만 NH개발은 지난 22일 돌연 입찰을 모두 취소했다. '특별유의서 제 27조에 의거 사업계획변경'에 따른 입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NH개발은 기존의 턴키방식을 수정해 설계, 시공을 분리해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충남통합본부 턴키공사에 건설사들은 지난 16일 기본설계도서까지 발주처에 제출한 상태라는 것이다.

NH개발은 다음달 12일 설계평가를 앞두고 있었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고스란히 설계비가 낭비될 처지에 놓였다. 통상 설계비는 예정가대비 3%안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최소 수억원이상의 설계비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사업계획변경으로 정정, 취소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설계도서까지 제출받고 취소하는 행동은 어이가 없다”며 “계획이 변경되면 입찰전에 공고를 취소해야 한다. 설계비를 들인 건설사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죄인인가. 오락가락 행정에 피해는 결국 건설사들의 몫이다”며 “처음부터 지역건설업계와 갈등을 빚었을때 입찰을 취소했으면 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