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지난 25일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에 이석준 기재부 제2차관을 비롯해 관세청장에는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 조달청장에는 김상규 기재부 재정업무관리관을 각각 임명했다.
이날 임명된 장차관 13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6명이 기재부 전현직 출신으로 지난 16일 취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의중이 많이 반영된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석준 전 기재부 2차관의 미래부행을 놓고 과학기술계는 술렁이고 있다.미래부 제1차관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회 주재를 비롯한 정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출연연구기관 운영 등의 실무를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자리로 연구현장과의 소통을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차관의 경우, 기재부 차관 재직시 당연직으로 참여해야하는 미래부 소속 산업기술연구회와 기초기술연구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에 한 번도 직접 참석하지 않을 정도(서면 또는 대신 참석 제외)로 미래부와 소통하지 않았던 인사다.
또한 박근혜정부 출범이후 미래부 최고위층에는 과학기술 전문관료가 한명도 없는 상태로 과학기술계 인사의 홀대론까지 나오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사장을 역임했던 윤창번 청와대 미래수석을 비롯해 최양희 장관과 윤창록 제2차관은 각각 서울대 교수와 KT 부사장 출신으로 기존 출연연과의 소통에는 미흡한 인사다.
정부대전청사 외청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난해 3월 조달청 개청 64년 동안 두 번째 내부 승진 인사로 주목을 받았던 민형종 청장은 이번 인사에서 김상규 기재부 개정업무관리관에게 자리를 내줬다. 관세청장도 취임 1년 4개월 만에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으로 교체됐다. 결국, 기재부 관료 낙하산으로 채워진 셈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통계청, 조달청, 수출입은행 등 외청장들을 기재부 관료 낙하산보다는 해당 청의 내부승진으로 사기를 진작하겠다는 인사기조가 1년여 만에 바뀐 꼴이다.
반면, 정부대전청사 외청장 가운데 학계 출신인 박형수 통계청장과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신원섭 산림청장들은 유임한 상태다.
만 46세로 역대 최연소 통계청장인 박형수 청장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 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3월 임명된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박근혜정부의 '문고리 권력 3인방' 의 한 명인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나온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출신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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