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재 천안고용복지+센터 소장 |
“고용복지+센터라고 이름을 지었으면 이름값을 해야지 오히려 마이너스가 돼서야 되겠습니까?” 차분하고 정중한 목소리의 한마디 말이었지만 그 어떤 민원보다 핵심을 찌르는 지적이었다.
필자는 우리사회가 탈 권위주의 사회로 진입하던 1988년 노동부에 입사했다. 당시 지방노동관서의 업무는 근로감독 및 산업안전과 관련한 규제행정이 주였고 직업안정법과 관련한 인허가 업무 등을 일부 수행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천안지방노동사무소에 첫 발령을 받은 1995년 당시에도 고용과 관련한 업무 여건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당시 고용과 관련한 업무는 직업안정과에서 수행하고 있었는데 직원은 과장을 포함해 4명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1995년 7월 1일 우리나라에 고용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고용부문의 행정은 질적ㆍ양적으로 큰 진전을 이루었다. 이때부터 비로서 실직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정책과 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제도 들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1997년말 외환위기, 2004년 카드대란, 2008년 세계경제 침체의 노동시장 위기상황을 겪으면서 고용보험 제도는 질적ㆍ양적인 성장을 지속해 왔다.
고용보험제도가 도입된지 14년만인 2009년도 실업급여 신청인원은 100만명을 넘어서 1996년도 신청자 1만 133명의 100배를 넘어섰다. 지급된 실업급여액도 2009년도 4조 1164억원으로 1996년도 한해 지급액 104억원의 410배를 넘어섰다. 이에 비례해 고용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과 인원도 크게 증가했다. 1995년도 고용보험제도 시행 이전 불과 4명이던 고용 관련 업무담당 직원도 2014년 7월 현재 100여명으로 25배가량 증가했다. 수행하는 업무도 고용보험제도 도입 초기에 실업급여 지급, 직업훈련, 기업에 대한 고용안정제도 등에서 이제는 구직자, 구인 기업 등에 지원하는 각종 지원사업의 수가 100여개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부문의 업무 비중이 커지면서 2010년에는 부처명칭도 노동부에서 고용노동부로 변경했다. 고용보험제도가 도입 된지 불과 20여년 사이에 우리사회는 고용보험제도가 없는 실직자 지원 대책은 생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다시한번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야흐로 민간 부문에서는 고객의 선택이 기업 생존을 결정하는 냉혹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해오고 있다.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고용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일자리와 복지관련 정책업무를 담당하는 관계 부처가 기관 간 칸막이를 없애고, 고용과 복지서비스를 한 곳에서 함께 제공하는 장소를 확산시켜 나가기로 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수평선 한 가운데 찍힌 점처럼 양측의 의견이 정확히 절반씩 포함된 절충안을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라, 삼각형의 맨 위 꼭짓점처럼 양측의 의견을 포함하면서도 그 이상의 것을 찾도록 하는 것', 즉 '각 부분의 합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전체가 되도록 하는 것' 이것이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효과란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스티븐 코비 박사가 성공적인 대화법에 대한 책 서문에 실은 글이다.
'고용복지+센터'는 국민들이 고용과 복지 관련 서비스를 받기 위해 여러 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 없이 한 번 방문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여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국민들에게 시너지 효과를 주자는 목적인 것이다.
'천안고용복지+센터'에는 기존의 천안고용센터(고용노동부)의 조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재배치 및 리모델링을 통하여 천안시종합일자리지원센터와 복지지원팀이 입주하였고, 이외에도 천안여성새로일하기센터, 제대군인지원센터, 서민금융상담업무를 수행할 기관들이 입주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고객의 선택이 남았을 뿐이다. 기관 간 서비스의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아니면 따끔한 지적과 같이 마이너스가 될 것인지. “플러스가 되어야지 마이너스가 돼서야 되겠느냐”는 한마디 외에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국민들에게 '1+1'의 효과를 드리겠다고 감히 '+센터'라고 이름지었기에 최소한 이름값을 하자는 각오도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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