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11월 안동시 와룡면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전국적으로 확산돼 이듬해 1월 천안시 수신면의 농장을 비롯해 보령, 당진, 예산, 공주 등 도내 9개 시ㆍ군으로 확산되는 피해를 입힌 바 있다. 충남에서만 소와 돼지 등 46만 6000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충남도는 24일 '현재까지 우리 도는 이번 구제역 발생농장과 역학관련 사항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다소 느긋한 분위기이나 결코 안심할 사안이 아니다. 지난 2010년 5월에 발생한 구제역은 청양의 축산기술연구소까지 초토화시켰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불과 6일 만에 청양군 목면의 한우농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급속도로 전파된 사례도 있다. 방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이번 경북 의성의 구제역은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이 사라진 지 3년 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 82차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총회에서 백신접종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받은 지 불과 2개월 만에 구제역이 발생, 청정국 지위를 잃게 된 것이다.
축산물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축산농가의 희망사항이 물거품이 된 모양새다. 충남도는 물론 축산농가들이 구제역에 대한 방역에 온 힘을 기울여야 될 이유인 것이다. 현재 도내에서는 소 48만 마리, 돼지 200만 마리 등 구제역에 감염될 수 있는 우제류 560만 마리를 사육중이다.
이 가운데 절반만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언제 우리 지역에 구제역이 몰아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대비책이 너무 허술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구제역 백신을 지급받고도 접종을 하지 않은 44개 축산농가에 대해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 상태라니 어이없는 지경이다. 구제역 발생 후 육류의 소비부진을 소비자에게 구걸하지 말고 보다 철저한 예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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