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내 시ㆍ군에서 적발된 사례는 보조금 사업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시책인지 의문마저 들게 한다. 재정 사업의 평가와 점검 어느 것도 부실해 그간 물의를 빚어온 보조금 비리의 전형들을 되돌려 보는 듯하다. 적발된 사례에 행정ㆍ재정상 또는 신분상 조치를 내리는 거야 당연하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분야에서 부정 수급과 사용을 없앨 방도를 찾는 일이다. 공정성이 결여된 채 서류로만 형식적으로 심사한다든지 현장 실사나 관리가 부실하다면 보조금 편취는 얼마든 가능할 것이다. 부정이나 특혜가 없도록 지급, 관리,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보조금을 빼돌려 사익을 챙기는 것을 묵인ㆍ결탁하는 행위나 별로 다를 게 없다.
부정 수급자나 불법으로 가로챈 보조금에 대한 환수 절차도 강화돼야 한다. 실제 목적과 취지에 맞게 쓰이는 것은 지방재정의 책임성과 건전성 확보와 직결된다. 집행 단계에서 효율성을 높이지 않으면 보조금 사업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국가보조금 사업을 위임받아 시행하는 지자체의 책임은 막중하다.
감사위원회에서 초점을 둔 목적 외 사용, 허위문서 작성, 보조금 중복 말고도 비리에 관해서라면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보건ㆍ복지, 고용, 연구개발, 문화ㆍ체육 등 전 분야의 지급 실태를 정밀 감사해야 할 것이다. 분야별 자료망은 물론 정부, 유관기관과 보조금 통합관리망을 구축해 부당 집행과 관리 부실을 차단해야 한다.
이번처럼 적발된 뒤 회수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정부급여금, 보험금과 함께 3대 눈먼 돈이라는 속설에 포함된 것이 보조금이다. 부정수급의 일상화, 관행화를 비약해 꼬집은 것이다. 보조금 사업이 '비리백화점'이라는 불편한 말을 듣지 않길 바란다. 합리적으로 써야 할 보조금이 다시는 쌈짓돈으로 전락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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