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이성한 경찰청장은 국회 보고에 앞서 유병언 시신 발견 과정에서 드러난 수사 체계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보고 이후 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당국의 허술한 수사 행태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검찰 출신 의원들이 나서서 검찰의 허술한 수사가 국민불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변사체 발견 장소에 검사가 가보지도 않았던 점을 따지며 “변사체 신원 확인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이 어떻게 일을 처리했는지 명백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불과 2.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신원 불상의 사체가 발견됐는데 검사는 현장에 나가 보지 않았다. 그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이에 황교안 법무장관은 “결과적으로 저희들 조치가 잘못된 것”이라며 “다만 처음 사체를 발견할 때에는 이런 여러 가지 문제의식을 갖지 못 하고 직접 검시를 하지 못 했던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답변했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변사체 발생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다고 할 게 아니라 당시 경찰에서 어떻게 변사체 지휘 건의를 했고, 수사 검사가 어떻게 지휘를 했는지를 그냥 백일하에 드러내 놓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수사 불신으로 이제는 정부의 발표 내용을 믿기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시신 발견 장소 인근의 주민 진술을 토대로 최초 신고 시점이 정부의 발표 내용과 다르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매실밭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의 다섯 분은 저희 새정치민주연합에 '6월 12일이 아니다'고 제보를 했다”면서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거듭 말하지만 정부를 못 믿는 거다. 박근혜 정부를 못 믿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여야 의원들은 검찰이 유병언 은신처를 뒤늦게 발견한 뒤, 관련 정보를 경찰과 공유하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검찰과 경찰 간의 수사 공조 체계가 무너졌다고 비판했고, 시신 사진이 유포된 데 대해서도 수사 보안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서울= 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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