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대전형무소 희생자' 국가배상

  • 사회/교육
  • 법원/검찰

갈 길 먼 '대전형무소 희생자' 국가배상

최소 학살 피해자 1800명 불구 진실규명 513명뿐… 국회 계류중인 '특별법'에 기대

  • 승인 2014-07-24 17:54
  • 신문게재 2014-07-25 5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한국전쟁 중 대전형무소 학살사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정부의 배상과 보상금이 잇달아 확정되고 있다. 하지만, 최소 1800명에 이르는 골령골 학살 희생자 중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인원은 513명에 불과해 유족들은 국회 계류 중인 특별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재판장 김대응)는 1950년 대전형무소 학살사건의 유가족 151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정부가 희생자들과 그 유족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보도연맹원으로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대전 동구 산내의 골령골에서 군인과 경찰에 학살된 변모(당시 25세)씨의 친동생과 며느리, 손자에게 모두 1억3200만원을 비롯해 나머지 유족들도 모두 보상금을 받게 됐다.

이로써 진실화해위원회가 대전형무소 학살 희생자로 신원을 확인한 513명 중 희생자 45명에 대한 배상과 유가족 보상이 마무리됐고, 희생자 151명의 유가족 682명이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국전쟁 중 민간인학살 사건의 희생자에게 8000만원 배상, 배우자에게 4000만원, 부모와 자녀는 800만원, 형제·자매 400만원씩 보상하는 원칙이 적용됐다.

이처럼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희생자는 명예를 회복했지만, 더 많은 학살 희생자가 진실규명을 받지 못해 그의 유가족들도 현재까지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의 기록과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민간인학살 진실규명을 벌이던 진실화해위원회가 2010년 말 활동을 종료해 현재는 희생자임을 입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민간인학살 희생자 유가족들이 국회 계류 중인 4건의 한국전쟁 중 민간인희생 특별법에 기대를 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별법에는 진실규명의 신청기간 및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기간을 연장해 추가적인 진실규명을 벌이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종현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장은 “진실화해위원회가 신원을 확인한 희생자는 전체의 극소수이며, 명예를 회복한 유족도 일부에 불과하다”며 “한국전쟁 중에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 상당수가 아직 진실규명을 받지 못해 특별법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