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영 문화독자부 |
문제는 시기다. 이러한 토론회가 전용공연장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여러차례 진행됐어야 한다. 이미 공기가 80% 진행된 상황에서 논의되기에는 시기상으로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날 전지영 국악 평론가는 발제를 하면서 기존의 국악 공연장들이 간과했던 문제점들을 짚으면서 공연장의 공간 제안을 했다. 야외무대와 같은 열린공간 필요성, 실내무대에 있어서의 규모, 배치 등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
토론자들도 앞으로의 국악당이 만들어가야 할 방향과 필요한 시설들을 제안했다. 토론자들 모두 야외음악당의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국악이라는 장르 자체가 야외 공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국악의 태생자체가 야외공연이다보니 야외음악당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전국악전용 공연장은 이러한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 이미 턴키 방식의 건축물이 올라가고 있고, 오는 11월 30일까지 공사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지역은 용적률이 정해져 있는 공원부지이다보니 연면적 1만㎡ 이상의 규모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공간의 제약이 있다보니 현재 다목적공연장(752석), 음악전용공연장(344석) 외에 야외공연장이나 사랑방 등의 제안 내용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하드웨어가 있어야 소프트웨어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공연장 건립 이전에 이러한 토론회와 과정이 있었다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만들어진 국악 전용극장인만큼 좀더 완벽성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건물은 지어졌는데 운영에 대한 밑그림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욱 늦은감이 없지 않다. 건물은 지어졌지만, 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대목이다.
이러한 논의가 늦어지다 보니 연정국악원 존립 자체를 흔드는 것이 아니냐며 단원들의 강한 불신과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구체적인 국악전용 공연장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빚어지는 오해일 수 있다.
지금이라도 대전 국악계 전반의 발전 방향과 국악전용 공연장의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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