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지침과 달리 돌발 사안으로 연기가 이뤄졌지만 업체들이 선뜻 동의한데다 사업신청자가 부담하는 랜드마크 시설 금액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 입장에서는 한숨 돌린 상황이지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신세계와 롯데쇼핑이 제출한 사업계획서 중 200억원 가량으로 제시했던 랜드마크 시설 제안 금액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지침서에는 대관람차나 전망타워 등을 예로 들어 '사업비 200억원 이상, 사업 신청자가 자율적으로 제안'하도록 돼 있지만 두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랜드마크 시설은 평가 항목 중 '공공기여도'(200점 만점)에서 50점을 차지하고 있다. 평가 배점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유통업체 특성상 사업 타당성에 따른 이윤 추구가 목표지만 신세계와 롯데쇼핑은 유통 명가답게 금액에 구애받지 않고,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업체는 대전 뿐 아니라 전국에서 소위 유통 전쟁을 벌이고 있어 사이언스 콤플렉스를 차지하기 위한 진검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로서는 상당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사업계획서 평가 연기를 위해 업체들과 의사 타진할 때만 해도 적지 않은 부담을 가졌지만 자존심 경쟁이 붙어 문제없이 진행됐다.
시는 민선 6기 권선택 시장의 방침과 시민경청위원회 분위기를 전달하면서 동의를 구했고, 업체들이 선뜻 응한 것이다.
당초 시는 사업계획서를 지난 22일까지 평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공공성과 과학성' 평가항목을 추가했다. 기존 공모지침서 상에는 5개 항목(21개 세부항목)에 1000점 만점으로 평가할 예정이었지만 공공성과 과학성 항목이 100~200점 가량 추가될 예정이다.
시는 세부적인 평가 사항을 마련, 평가기준심사위원회를 거쳐 업체에 통보할 계획이며, 오는 9월 초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진다. 이후 공휴일을 포함한 30일간의 실시협약을 거쳐 10월 초 최종 사업자가 선정된다.
시 관계자는 “공공성과 과학성 강화 방안 등 추가 제안 항목의 배점이나 세부사항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체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며 “엑스포과학공원의 취지에 걸맞고 대전을 넘어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