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은 연락처와 주소가 유출돼 신고조차 못하는 실정이어서 드러나지 않은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에 사는 대학생 A(24)씨는 지 난달 학교 선배의 연락을 받고 나갔다가 사흘 만에 500만원의 빚에 빠졌다. 노력한 만큼 돈을 버는 회사에 취직할 수 있다는 꼬임에 대전 서구 탄방동 소재 다단계 회사에서 이틀간 교육을 받았고, 그 후에는 큰돈을 벌기 위해 먼저 물품을 구매하라는 집요한 권유를 받았다. A씨는 모집인이 알려주는대로 제2금융권에 500만원의 전화대출을 받아 다단계에 가입하고서야 후회했지만, 되돌리기 어려웠다.
A씨의 어머니는 “사회 경험 없는 대학생을 다단계에 가입시켜 여러 명이 전화대출까지 강요하다시피 유도해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다단계 피해는 사회 초년생과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다단계회사 소속 판매원이 친구나 선ㆍ후배, 군대동기 등의 관계로 접근해 6개월 이내에 매달 500만~800만원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유혹하는 방식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현금이 없는 이들에게 수백만원의 대출까지 유도해 피해가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대학생인 A씨도 상위 직급에서 시작해야 더 빨리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모집인의 강요에 가까운 권유에 전화대출을 받고 말았다.
대출금은 곧바로 다단계 물품을 사는 데 사용됐고, 연 30% 이자와 함께 '환불 불가'라는 족쇄는 피해자 몫이었다. 화장품과 샴푸, 약 등의 포장은 즉시 뜯어보도록 유도하고 상품에 이름을 적어 환불 요청을 원천 봉쇄했다.
특히, 학교와 집 주소, 연락처 등이 다단계 회사로 넘어가 보복을 우려해 자신의 피해를 신고도 못 하는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수당을 허위로 제시하거나 물품을 강매하고 청약철회 거부 등의 부당한 상황에 신고가 이뤄지면 조사 후 구제를 받을 수 있다”며 “등록된 다단계 업체인지 확인하고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 결제를 처음부터 거부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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