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PM 6:30… 불법이 눈뜨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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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PM 6:30… 불법이 눈뜨는 시간

공무원 줄이어 무단횡단… 버스는 중앙선 침범 보행자 사고위험 노출 불구 퇴근시간마다 반복

  • 승인 2014-07-23 17:39
  • 신문게재 2014-07-24 1면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르포] 세종청사 공무원 통근버스 정류장

▲ 아찔한 순간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의 퇴근시간이 되면 청사주변은 불법천국으로 변한다. 23일 통근버스 한 대가 불법 좌회전을 하는 사이로 공무원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세종=이성희 기자 token77@
▲ 아찔한 순간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의 퇴근시간이 되면 청사주변은 불법천국으로 변한다. 23일 통근버스 한 대가 불법 좌회전을 하는 사이로 공무원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세종=이성희 기자 token77@

지난 22일 저녁 6시 20분 정부세종청사 내 공무원 통근버스 정류장.

업무를 마친 청사 공무원들이 퇴근하려고 모여드는 정류장 주변은 온통 '불법천국'으로 돌변했다.

버스 탑승을 위해 이동하는 공무원들은 자연스럽게 왕복 4차선 도로를 무단횡단 하는가 하면, 통근버스들은 불법 좌회전 및 신호위반 등 혼란스런 모습이 연출됐다. 퇴근버스 출발 시각은 대부분 6시 30분에서 40분 사이로, 버스는 정시에 출발한다.

세종권/수원·분당권 통근버스가 주차돼 있는 청사 제2주차장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옆에 위치해 있다. 이로 인해 국무총리실과 공정거래위원회 건물 내에 있는 공무원들이 버스 정류장에 가기 위해서는 횡단보도를 통해 4차선 도로를 건너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횡단보도가 있음에도 근거리 이동을 위해 무단횡단을 일삼고 있다.

문제는 공무원뿐만이 아니다. 통근버스들도 도로 중앙선을 넘는 불법 좌회전 등을 자행하며,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단속자나 주차장 관리인은 찾아볼 수 없다. 이같은 상황이 평일 퇴근시간이면 매일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세종청사 인근 도로는 공무원 퇴근시간인 오후 6시에서 7시 사이 차량통행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지역이다. 이로 인해 보행자들의 사고 위험성이 높아, 단속 등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저녁 7시가 되자 10여 개의 야간운행 차량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버스들이 정류장을 빠져나갔다. 이후 두 곳(수도권, 세종권/수원·분당권)의 탑승자 대기소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그러나 대기소 내에 마련된 에어컨은 '현재온도 22도'인 상태로 여전히 가동되고 있었다.

정부가 세종청사 공무원 통근버스를 운행하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은 연간 약 100억원에 달한다. 연일 '긴축재정'을 핑계로 정부가 각종 지역 현안사업을 축소·연기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100억원은 큰 예산이다.

이런 가운데 통근버스는 반 이상 좌석이 남거나, 텅텅 비어 있는 상태로 운행되는 버스도 간혹 눈에 띈다. 이용객들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종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최근 들어 통근버스 이용자들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앞으로도 탑승률 분석을 통해 월 단위로 운행대수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무원과 버스의 교통질서 위반에 대해서는 “공무원들에게는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고 수시로 안내하고 있고, 버스 운전기사 교육은 월 1회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종청사의 통근버스 운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행정 전문가들은 “세종시 조기정착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통근버스 운행을 줄이고, 공무원들의 세종시 정착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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