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은 지난 22일 충남북부상공회의소에서 '지역학생 우선 선발제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학부모들과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역학생 우선 선발제에 해당하는 학교는 설화고등학교와 배방고등학교로 행정구역상 아산시에 위치해 있지만 지리적으로 천안과 인접해있어 입학을 희망하는 두 지역 학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일선 중학교 진학 담당자들이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이다.
이에 도교육청은 '지역학생 우선 선발제' 도입으로 천안과 아산 중학생들의 지역 고등학교 불합격자를 최소화해 예측 가능한 고입정책을 펴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이하영 충남교육청 장학관이 밝힌 도입안에 따르면 아산지역 학생들에게 우선 선발비율을 설화고 60%, 배방고 65%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학관은 2014학년도 신입생 중 아산학생 비율이 설화고 60.2%, 배방고 61.7%인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천안지역 학부모들과 아산지역 학부모들의 반응이 극명히 엇갈렸다.
설화중학교 박근주 교사는 “인구증가로 인해 설립된 학교는 그 목적에 맞게 지역의 학생이 다닐 수 있도록 지역학생 우선선발 제도를 시행해 달라”고 주장했다. 또, 온양 신정중학교 학부모 이미례 씨는 “해마다 아산지역 학생들은 천안지역 학생들이 아산으로 얼마나 자원하는 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며 “고등학교 입시에서 학생들이 지역의 고등학교에 진학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지역 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반대의 의견을 확고히 밝혔다. 천안 서여중 권순부 교사는 “이미 60%이상 아산지역 학생이 진학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제도를 실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며 “설화고와 배방고등학교가 어느 특정지역 학생을 위한 것이라는 선을 긋는 것 또한 의미가 없다”고 반대의견을 전했다.
천안월봉중학교 학부모 대표 구효정 씨는 “이번 사태로 인해 천안과 아산간의 지역주의 갈등이 나타날까 우려스럽다”며 “천안과 아산은 특별한 사항이 없다면 어느 고교라도 학생들이 선택할 권리가 있는데 지역 이기주의로 밥그릇 찾기에 연연해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하영 충남교육청 장학관은 “현재 지역학생 우선선발제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이 자리는 학부모들과 지역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천안=김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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