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환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남도회장 |
침몰사고의 원인과 수습과정, 사고후 대책등에 많은 논란들이 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밝혀지거나 확정된 것이 없어 답답한 심정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 모두가 안일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기본을 지키지 않을 때에는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약간의 조심만해도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발생하고 산업현장이나 대중이 함께하는 교통수단이나 공공장소에는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매뉴얼이 어디에나 있다.
대부분의 사고는 이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본만 지켜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건설현장에도 각 현장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매뉴얼이 준비돼 있다. 이를 실천하도록 근로자 교육등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돼 있으나 실제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매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여름 우기철 사고발생 빈도가 높다. 특히나 6~8월 여름철은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는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영향으로 사건사고가 이어진다. 건설현장의 대형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로 지난해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건설현장에서 6500여명의 재해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128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3년간의 통계를 보면 6월부터 8월까지 건설현장의 재해자와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안전보건공단과 도로공사에서도 집중호우에 의한 붕괴, 밀폐공간 질식, 취약비탈면 중점관리등 건설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해에 대하여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재해나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이나 매뉴얼이 없어서 예방을 할 수 없었거나, 사후 수습을 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다. 어느곳에나 기본적인 안전대책과 매뉴얼은 준비돼 있었고, 상황에 따른 대처방안도 이미 마련돼 있었다.
단지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에 그 실천에 소홀했고 매뉴얼 등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하고 사소한 일이었던 것이 그 실천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닥치게 만들었던 것이다. 흔히 우리는 '유비무환'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이것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
안전사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훌륭한 안전대책을 만들고 사고예방을 위한 매뉴얼을 만든다고 해도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남도회도 다문화가정이나 독거노인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가정에 대해서 '사랑의 집 고치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도 4개 시ㆍ군에서 이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회원분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안전사고에 관한 부분이다.
헬멧 등을 협회에서 제작해서 이를 모든 현장분들에게 지급ㆍ착용케함으로써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자그마한 불미스런 일도 예방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국민들을 공분시키거나 불안에 떨게하는 크나큰 재앙을 막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대책을 강구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사고예방 매뉴얼에 수정하거나 추가할 부분이 있는지 그리고 그 매뉴얼을 제대로 실천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귀찮아하거나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이를 잘 실천할 수 있도록 꾸준한 교육과 노력을 해왔는지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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