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은 22일 성명을 내고 “민족의 주식이자 주권인 쌀을 국민과 협의도 없이 국회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전면개방하겠다는 것은 식량주권과 농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농업은 직접 챙기겠다', '쌀은 적극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보시절 내세웠던 대부분의 공약을 파기한 것처럼 쌀도 협상을 포기한 채 전면개방을 추진하고 있다”며 쌀 관세화 선언한 정부를 겨냥 비난했다.
전농 도연맹은 “쌀 관세화는 전면개방의 시작점이다. 정부는 300~400%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면 의무수입물량 외에 한 톨의 쌀도 수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면서 “그러나 농업을 포기하는 한·중 FTA 협상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 등을 통해 관세 감축과 철폐의 압력을 벗어날 수 없다.
협상도 해보지도 않고 쌀을 포기한 정부가 관세 감축과 철폐의 압력을 이겨낼 리 만무하다”고 쌀 고관세율 적용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농민단체들은 그러면서 쌀 전면개방 반대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들은 “25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정부의 기습적인 쌀 관세화 선언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집회를 통해 농민들의 쌀 투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만천하에 선언하고 이후 지속적이고 끈질긴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농민단체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내년부터 쌀 관세화가 시작될 경우 수입 쌀의 국내 유입으로 농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
정부가 수입 쌀의 무분별한 유입을 막기 위해 300~400%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계획이지만, 이에 대한 효용성은 의문시되고 있다. 여기에다 쌀 개방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발전대책을 아직 세우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다음 달 초 쌀 관세화에 따른 국내 쌀 산업 발전대책을 논의할 협의기구를 발족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쌀산업발전포럼 등 이미 기존 논의기구가 있으며, 이에 더해 농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쌀 관세화 대책 협의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정부·국회·농민단체 등의 참여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참여농민단체 수나 종류, 협의기구 운영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는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9월 말 전까지 관세율과 쌀 산업발전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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