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권선택 대전시장이 공약으로 제시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중부캠퍼스 유치에 대해 인수위원회인 시민경청위원회 조차 이견을 보이면서 쉽지 않은 실정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충남도청의 내포 신도시 이전에 따라 원도심은 제2의 도심공동화 현상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쇠락한 원도심 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위기인 것이다.
옛 충남도청사 활용을 통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청이전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선결되어야 하지만 정부나 국회에서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불투명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옛 충남도청사에 시민대학을 설치하고, 대전발전연구원 등을 입주시켰지만 이는 한시적 대책에 불과한 형편이다.
시민대학의 경우 수강인원이 1만명이 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여기에서 파생되는 소비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도청이전특별법이 통과되지 않는 한 시나 인근 자치구에서 추진하는 대책은 한시적인 것에 불과하고, 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현재 옛 충남도청사를 일부는 유상, 일부는 무상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여러 활용 방안이 실행되거나 준비 중이어도 임대 범위 내에서만 활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권 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옛 충남도청사 활용 방안의 공약으로 한예종 중부캠퍼스 유치를 내걸었다. 하지만 시민경청위원회에서 정밀 검토 대상 과제로 분류했다.
대전지역 내 대학들도 예술분야 학과가 줄어들거나 폐과되는 상황이어서 의견이 엇갈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부 경청위원은 한예종 중부캠퍼스 유치가 지역 대학의 예술분야 학과의 위기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부는 지역 대학과의 경쟁이 아닌 한예종 중부캠퍼스에만 유일한 학과를 유치, 전국 단위 학생을 모집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예종 중부캠퍼스 유치가 중앙 정부와도 협의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문제일 뿐더러 지역 사정을 고려하다보니 공약 실행 자체가 어려움에 직면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의 여건에서는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 실행하고 있지만 도청이전특별법이 계류 중인 상황에서는 한시적 대책에 불과하다”며 “정부나 정치권이 지역 현안에 대해 형식적인 대책만 남발하지 말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무엇인지 고려해 조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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